사회 사건·사고

한국은행 "이란 공습,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경계 주시"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4 16:28

수정 2024.04.14 16:28

원·달러 환율 17개월만 최고치
지정학 위기 속 '강달러' 지속 전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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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치솟고 있다. 이란의 첫 보복공격이 강(强)달러 현상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변동성 해소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환율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국민들이 불안하다고 느낄수 있는 시점에 언론에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구두개입'해 왔다. 때문에 이번 환율 급등에 한은이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당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환율 상승이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이라며 "환율 변동으로 경제위기가 오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환율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의 수장이 1360원대 환율을 용인하는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에서 일부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 "당연히 최근 환율 움직임에는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고위직 출신의 업계 관계자도 "한국은행과 총재는 결코 환율 변동성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강달러 지속은 물론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습 이슈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레벨의 환율을 타깃하지는 않지만, 주변국 영향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 인해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고, 방법도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장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달러는 국제적 강세현상을 보였다. 한은은 강달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았고, 원화 가치만 약세를 나타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당일 뉴욕시장까지 보면, 달러화 대비 원화와 유로화는 절하된 정도가 비슷했다"면서 "호주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원화보다 더 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원화가치의 단독 하락이 아닌 만큼 시장의 우려가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위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으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환율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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