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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이 왜 거기에"…'중국풍' 이순신 등장한 도박 사이트, 무슨 일?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5 06:03

수정 2024.04.15 06:03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국 영웅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을 소재로 만들어진 외국산 슬롯머신 게임이 국내 사설 도박 사이트 등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영국 게임사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 이순신(Yi Sun Shin)을 출시했다.

홈페이지에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게 공개된 '이순신'의 데모 버전 게임을 실행하자, 중국풍 갑옷을 입은 장군의 모습과 함께 거북선, 활, 방패연, 대포 등이 그려진 문양이 나타났다.

게임머니를 따면 "이순신이 돌아왔다",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승리는 나의 것이다" 같은 어색한 한국어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해외 게임사에서 제작한 도박 게임에 대한민국 영웅인 이순신 장군이 등장하는 것은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향후 게임사 측에 항의해 이순신 장군을 뺄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신' 슬롯머신 게임 제작사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영국 도박 위원회(UGC)의 라이선스를 받은 카지노 게임 전문 제작사다. 영국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카지노나 스포츠 베팅 영업이 합법이다.


문제는 명백히 도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게임이 온라인 카지노 영업을 전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버젓이 홍보·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지난해 10월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에 신고·접수된 불법 도박사이트는 2022년 기준 12만7732건으로 2019년(9만4253건)과 비교했을 때 약 35% 증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간 온라인 불법도박 시장 규모는 약 55조원에서 약 70조원으로 약 2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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