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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2000원까지 오르나' 중동발 리스크에 국제유가 ‘꿈틀 조짐’[오일뭐니]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6 06:40

수정 2024.04.16 06:4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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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이어지는 중동발 리스크에 국제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추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2~3주가량 시차가 있는 산업 구조 특성상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유가, 연중 최고 수준...지정학적 리스크 발목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등 국제유가는 모두 연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12일 종가 기준 각각 90.48달러, 90.45달러를 기록했다. WTI도 배럴당 85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치다.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78.1달러, 브렌트유 75.89달러, WTI 78.1달러였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수급 불안정 △지정학적 요인 등 때문이다.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친 것은 수급 불안정이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최근 지난 1·4분기 내렸던 하루 원유 22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 조처를 2·4분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유지하는 등 생산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을 지폈다. 이란은 이달 13일(현지시간), 이달 초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드론 수십 대를 활용,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일각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대돼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또 다른 중동 지역 갈등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자지구에서 6개월 넘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근 미국, 이집트, 카이로 등 중재국들의 휴전안 협상을 거부했다. 업계는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름값 더 오른다...유류세 인하는 '위안거리'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데까지 2~3주 정도 걸린다”며 “지금 오른 것만 해도 앞으로 2~3주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국내 기름값은 3주 연속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1673.3원으로 직전 주보다 26.3원 올랐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L당 1551.3원으로 직전 주 대비 11.1원 상승,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급 쪽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이후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기름값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유류세 인하 조치가 6월 말까지 연장된 것은 위안거리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바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 37%로 L당 휘발유 205원, 경유 212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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