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대 80% 수업 재개한다더니…학생 없자 또다시 '개강연기'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5 14:20

수정 2024.04.15 14:20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번주부터 전국 의과대학의 80%가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과 달리 또다시 개강을 연기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다수의 의대가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번주 의대 수업을 재개하려 했던 성균관대, 건양대, 원광대, 전남대, 조선대 등은 또다시 개강을 미루기로 했다. 성균관대와 건양대, 전남대는 29일로, 원광대는 22일로 연기했다.
조선대는 이날 논의를 거쳐 개강일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이들 대학은 의대 증원과 관련한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지속되면서 수업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장은 급한 대로 4월 말까지 개강을 미뤄놨지만 그때에도 갈등이 수습되지 않으면 수업 재개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개강을 연기한 한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반발이 정리되지 않아서 개강을 미뤘다"며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집단유급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말에도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 개강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집단유급이 불가피하다면 더 이상 수업을 미루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의대 수업운영 및 재개현황'을 발표하면서 이날부터 16개 의대가 추가로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기준으로 16개 의대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주부터는 전국 40개 의대 중 32개교가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관측돼왔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이 지속되면서 수업 정상화는 예상보다 더뎌지는 분위기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40개 의대에 접수된 '유효' 휴학계는 누적 1만442건이다. 이는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55.6%에 해당한다. 수업거부가 확인된 의대는 8개교다.

의대들은 학생들의 출석을 유도하기 위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의대에선 강의 자료를 다운받기만 해도 출석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을 사유로 한 휴학 신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의대생 휴학 신청 집계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수업을 이번주부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휴학생 통계를 받는 게 의미가 없어서 다음주부터 통계를 받지 않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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