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년 뒤 시장 절반 뺏긴다… 무섭게 따라붙는 中 OLED 굴기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6 09:00

수정 2024.04.16 18:14

韓, LCD 이어 OLED 아성 흔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업고
2027년 中 점유율 49% ‘위협적’
고부가 상품에 선제적 투자해야
3년 뒤 시장 절반 뺏긴다… 무섭게 따라붙는 中 OLED 굴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굴기(일어섬)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의 독무대였던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2027년에는 절반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가전략기술인 OLED 패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디스플레이업계와 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생산능력 기준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2022년 65%에서 2027년 약 72%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2027년에는 중국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OLED 패널이 각각 74%, 49%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불과 3년 뒤면 한국과 중국의 OLED 패널 점유율 격차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마트폰 등에 채택되는 중소형 OLED 패널은 중국 업체의 추격이 이미 현실화됐다.
앞서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0% 달성에 10년이 걸린 데 반해, 중소형 OLED는 시장 점유율 20% 달성에 단 8년이 소요됐다.

중국 현지 테크전문지 OFweek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는 2022년 20여곳에서 지난해 한 자릿수로 줄었다. 해당 매체는 다수의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대신 BOE를 비롯한 BOE 등 중국산 OLED 패널을 채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 결과 지난해 4·4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p 하락한 37%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도 OLED 분야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쓰촨성 청두에 630억위안(약 11조원)을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선 BOE는 청두시플랫폼과 현지 금융기관 차입을 제외하면 실제 투자액은 199억9940만위안(약 3조5000억원)뿐이다.

중국 공업및정보화부 등 7개 중앙부처는 최근 '미래산업 혁신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 의견'을 발표하면서 중국 정부의 OLE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해당 의견은 정부기금, 개발기금, 지방에서 운용하는 미래산업 전용자금 등 재원을 활용해 OLED를 비롯한 첨단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와 금융 및 재정·조세 지원책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OLED 추격 속도가 빨라 위협적"이라면서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대비 매출총이익률(GPM)이 낮고, 매출액 대비 4~6%대 연구·개발(R&D) 투자비중 등을 봤을 때 국내 기업들이 격차를 벌릴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진단했다.


매출액에서 생산 원가를 뺀 비율인 매출총이익률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OLED 물량 공세에 맞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90%대 점유율을 기록 중인 고부가가치 OLED 패널에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부가가치 OLED패널에는 △OLED TV 패널 △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스마트폰 패널 △UHD(3840×2160) 해상도 이상 하이엔드 IT 제품 패널이 꼽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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