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정신장애인의 여름은 더 힘들다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6 18:22

수정 2024.04.16 18:22

비장애인比 입원위험 4.6배 높아
장애인위한 기후변화 대응 절실
정신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폭염에 훨씬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장애인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책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학교는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팀이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16년간 45만여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름철 폭염에 노출된 지적장애인, 자폐스펙트럼장애인, 정신장애인의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 위험이 비장애인구에 비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여름철 무더위는 조기사망을 비롯해 건강악화로 인한 병원 방문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노인 등이 이러한 건강 영향에 더욱 취약함을 보여 왔는데, 장애인에 대한 위험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 주목해 지적장애인, 자폐스펙트럼장애인, 정신장애인이 여름철 폭염에 노출됐을 때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의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비장애인구의 위험이 1.05배 증가한 데 비해 지적장애인 1.23배, 자폐스펙트럼장애인 1.06배, 정신장애인 1.20배가 증가해 비장애인구에 비해 정신장애인구는 초과입원 위험이 최대 4.6배의 증가폭을 보였다.


예를 들면 평소 입원인원을 100명이라고 상정하면 폭염 때 비장애인구는 105명으로 5명 증가하는 반면 지적장애인은 123명으로 23명 증가, 증가폭이 4.6배라는 설명이다.

이들 중에서도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 소득 수준이 낮은 이들의 위험이 두드러졌다. 입원 원인으로는 비뇨·생식기계 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의료비 증가 역시 상당했다. 연구팀은 지적장애인, 자폐스펙트럼장애인, 정신장애인 10만명당 연간 2억9246만원의 의료비가 폭염으로 인해 추가로 지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환희 부산대 교수는 "장애인구는 이제까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취약성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부족했던 집단"이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장애인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활발히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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