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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 보복 2번이나 미뤄...친이란 조직 타격할 수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8 10:02

수정 2024.04.18 15:32

이스라엘 정부, 이란 공습 이후 2번이나 대응 결정 연기
서방 동맹들 눈치에 일단 결정 보류
이란 본토보다 중동 친이란 조직 타격 가능성 높아, 이란도 대비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왼쪽)이 16일 이스라엘 남부 크리야트 말라키 인근 율리스 기지에서 이란군의 탄도 미사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왼쪽)이 16일 이스라엘 남부 크리야트 말라키 인근 율리스 기지에서 이란군의 탄도 미사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공습을 받았던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계획했으나 연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은 동맹의 만류에 이란 본토를 타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중동 내 친(親)이란 조직은 공격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역시 이에 대비를 시작했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17일(현지시간) 5명의 미국 및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한 즉각적인 보복 공습을 계획했지만 결국 결정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스라엘을 향해 320기 이상의 무인기(드론)과 미사일 등으로 공격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의 전시 내각은 14일부터 연속으로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서방 국가들은 중동 안정을 위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성 우파와 연정으로 정부를 유지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파 진영의 압박에 보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관계자에 의하면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15일 전시 내각 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결정하고 미국에 통보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대응 결정 연기는 13일 공습 이후 2번째였다.

두명의 이스라엘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5일 회의에서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검토했지만 같은날 밤 “작전상의 이유” 때문에 공습을 확정하지 못했다.

네타냐후는 17일 주례 각료회의에서 영국 및 독일 외무장관과 면담 내용을 언급하며 "그들은 모두 다양한 제안과 충고를 했다. 충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동시에 "하지만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이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그들이 가능한 한 갈등을 덜 고조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더라도 서방의 압박 때문에 이란 본토를 직접 타격하여 갈등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대신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조직이나 이란의 해외 공작 부대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군은 16일 발표에서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조직인 헤즈볼라의 고위 관계자 3명을 공습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보도에서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은 공군과 해군을 동원해 홍해를 지나는 이란 상선을 호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 관계자들은 시리아에 주둔했던 이란 혁명수비대가 철수하고 있으며 헤즈볼라 역시 시리아 체류 장교 숫자를 줄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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