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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女임원 두 자릿수 ‘유일’..."능력주의 기업문화 덕분"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2 05:59

수정 2024.04.22 05:59

현대카드 여성임원 수 12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리스크 관리 등 핵심 부서 담당
성과주의 인사기조 영향 끼쳐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카드의 여성임원 수가 최근 3년간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카드사 여성 임원이 사외이사직에 치중된 것과 달리 현대카드의 경우 리스크관리, 재무 등 핵심 부서에도 여성 임원을 배치한 가운데 연공서열이 아닌 업무 역량과 전문성에 기초한 인사 기조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개 전업카드사 여성임원 수
(명)
카드사 여성 임원 수
현대카드 12
우리카드 1
KB국민카드 2
신한카드 3
삼성카드 4
하나카드 3
롯데카드 3
BC카드 4
(8개 전업카드사 2023년 사업보고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 중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12명)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총 임원 62명 중 여성 임원이 12명(19.8%)으로,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여성 임원 수를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여성 임원 비중은 2021년 16.1%, 2022년 17.8%, 2023년 19.8%로 3년간 증가했다.

여성 리더의 존재감이 커진 배경에는 현대카드의 능력주의 인사 기조가 있다.
현대카드의 임직원(정규·계약직) 평균 나이는 지난해 말 기준 38.4세로 국가 평균(45.6세)과 경쟁사(46.9세) 대비 크게 낮다. 여성 임원 12명 가운데 가장 젊은 여성 임원도 1982년생으로 성별·연차·나이가 인사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무에만 집중하는 기업문화도 성과주의 인사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카드 인사 담당자는 “고향, 출신학교, 입사 연도, 전 직장 등의 공통분모로 뭉치는 파벌문화를 근절하고 능력이나 실적에 따라 지위나 보수가 결정되는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능력주의)’를 추구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점 역시 오직 업무에 집중하는 기업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8개 전업카드사 여성임원 담당업무
카드사 여성임원 담당업무
현대카드 브랜드, 리스크관리, 재무, 정보보안, 마케팅, 상품, 감사, 디지털
우리카드 소비자보호
KB국민카드 사외이사, 소비자보호
신한카드 사외이사, 디지털, 소비자보호
삼성카드 사외이사, 디지털, 상품·브랜드, 내부통제
하나카드 사외이사, 소비자보호
롯데카드 사외이사, 소비자보호
BC카드 사외이사, 디지털, 소비자보호, 글로벌사업
(8개 전업카드사 2023년 사업보고서)

현대카드가 다양성을 존중하며 성과주의 인사를 추구하게 된 것은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기업문화의 영향이다. 현대카드는 ‘끊임없는 변화(Never-ending Changes)’를 경영방침으로 삼고 임직원에게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인재상을 강조하는데, 이는 임원뿐 아니라 전체 직원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 임직원 중 절반은 자동차, 컨설팅, 금융사를 비롯해 패션회사, 포털까지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일 년 안에 열 번의 시도와 열 번의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실패를 전제로 한 시도는 더욱 과감해지고 다음 단계를 위한 값진 발견을 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조직의 DNA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며 임직원에게 '끊임없는 변화'를 주문했다.

이는 단순히 여성 임원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여성의 업무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 여성 임원이 사외이사직을 역임하거나 소비자보호부서 등에서 한정적인 역할을 맡는 반면, 현대카드 여성 임원들은 브랜드·리스크관리·디지털 등 보다 핵심적인 직무를 맡고 있다.
특히 과거 남성들의 영역으로 분류됐던 재무·정보보안·감사부서의 수장이 여성이라는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오직 능력에 집중하는 인사로 자연스럽게 여성 임원 비중 또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에 집중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통해 남녀노소 구분 없는 건강한 조직을 구성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동일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끼리 의사결정을 할 경우 편향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고, 임원과 이사진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성과 증진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현대카드가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다양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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