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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1조원 출자전환 등 '기업개선계획' 마련...30일 '운명의 날'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8 16:36

수정 2024.04.18 16:36

30일 기업개선계획 75% 이상 동의하면
1달 내 약정 체결 후 공동관리절차 돌입
산은 "모든 금융채권자 협조 부탁" 강조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이 오는 30일 금융채권자협의회를 통해 의결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실사법인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1조원 규모를 출자전환하고 대주주와 금융채권자가 차등 무상감자하는 안을 만들었다. 최종 결의에서 채권자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1개월 내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태영건설 공동관리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산업은행은 18일 오후 3시 태영건설 실사 결과, 경영정상화 가능성, 기업개선계획 및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는 금융채권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산업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상당수는 정상적으로 공사 진행 및 준공함으로써 채권자, 수분양자, 태영건설 등의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며 "다만 일부 브릿지 단계(토지매입단계)인 사업장은 PF 대주단이 신속하게 정리하기 위해 경공매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PF 사업장 처리방안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태영건설은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우발채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산업은행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특히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시에 확약한 자구계획에 따라 태영건설의 유동성을 해결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제2차 협의회에서 결의한 신규자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대주주의 책임 이행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이라는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는 기업개선계획을 검토했다"며 안건을 공개했다.

우선 계열주를 포함한 대주주는 경영책임 이행차원에서 △구주를 100 대 1로 감자 △워크아웃 전 대여금 4000억원 100% 출자전환하고 △워크아웃 후 대여금 3349억원 100%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확충에 투입함으로써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

금융채권자는 충분한 자본확충의 필요성 및 부담 가능한 채무 수준 등을 고려해 △무담보채권의 50%인 2395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잔여 50%는 상환유예(3년) 및 금리인하(3%)하기로 했다. 또 태영건설의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한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도 지속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더해 PF 사업장 처리 과정에서 대주단이 태영건설에 청구할 수 있는 손실분(보증채무이행청구권)도 상기 무담보채권과 동일하게 처리함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PF 사업장 우발채무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기업개선계획 수립은 대형 건설사에 대하여 개정 기촉법과 '워크아웃 건설사 업무협약(MOU) 개선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진행한 첫 사례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태영건설의 주채권자와 PF 사업장의 PF 대주단이 자율적으로 협력하여 효율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상화방안을 마련함으로써 PF 사업장의 연착륙과 PF 우발부채의 질서있는 처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PF 사업장 처리방안 마련과 관련해 PF대주단, 시행사, 시공사 간 자율적 합의 및 해결방안 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태영건설 사례로 입증되면서 PF 금융 시장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대주주가 가용 가능한 자산과 역량을 태영건설의 정상화에 신속하게 투입하도록 함으로써 경영책임 이행의 원칙을 확립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단설명회를 거쳐 오는 19일 기업개선계획을 금융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하고 30일 의결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진행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시장 및 금융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며 기촉법에 의한 구조조정의 모범규준(Best Practice) 마련의 의미가 있다"며 "주채권은행은 모든 금융채권자가 기업개선계획의 의결과 실행에 협조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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