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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기 끝났다" 식료품값 줄인상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1 18:11

수정 2024.04.21 18:11

총선 끝나자 원재료 부담 반영
"눈치보기 끝났다" 식료품값 줄인상
정부가 눌러왔던 먹거리 가격 인상 움직임이 4·10 총선 직후 폭발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업체들이 도미노처럼 가격인상의 고삐를 풀고 있다. 정부의 '인상 자제' 압박은 이제 약발을 다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곳들도 조만간 가격인상할 것을 검토 중이다. 중동사태 여파로 고유가·고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서민 물가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초콜릿 업계 1위인 롯데웰푸드가 다음 달 1일부터 초콜릿 제품 가격을 올린다.
인상 품목은 코코아를 원료로 한 초콜릿류 건빙과 17종이다. 평균 인상률은 12%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볼펜과 라이터, 생리대 등 생필품과 가공란 소비자가격도 내달 1일 일제히 오른다.

총선 직후인 15일 프랜차이즈들은 가격을 줄인상했다. 굽네는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고 파파이스도 치킨,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100∼800원) 올렸다. 조미김 중견업체인 성경식품, 대천김, 광천김 등도 이달 김 가격을 10~20% 잇따라 인상했다.

정부의 물가압박으로 손실을 감내하던 총선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가격인상의 이유로 업계는 '원재료 값 상승'을 꼽는다. 원재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강한 물가 협조요청으로 업체들은 최근까지 줄줄이 가격동결을 선언한 바 있다.

가격인상 움직임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일제히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코코아 값 인상에 따라 오리온·해태제과 등도 초콜릿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동원F&B·CJ제일제당·풀무원·대상 등 식품 대기업들은 조미김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체감물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고유가·고환율이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하반기 2%대 물가는 요원해질 공산이 크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중동사태 이후 유가, 환율이 출렁이고 변동성이 높아서 하반기 물가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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