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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이화영, '술판회유' 두고 연일 진실공방...법적 조치로 이어질까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2 15:26

수정 2024.04.22 15:26

검찰이 언론에 공개한 1313호 검사실 안 영상녹화실. 수원지검 제공
검찰이 언론에 공개한 1313호 검사실 안 영상녹화실. 수원지검 제공
[파이낸셜뉴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수원지검이 이른바 '술판 회유' 주장을 두고 연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허위사실인 것이 밝혀지는 경우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이 전관 변호사를 동원해 회유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술판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연어회·회덮밥·국물요리가 배달됐다. 흰 종이컵에 소주가 따라졌다.
나는 한 모금 입에 대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옥중서신은 '이재명 대북송금 조작사건(1)'이라는 제목으로 A4 용지 한장 앞뒤 면에 작성됐다. 추가 주장을 내보내겠다는 의지로 추정된다.

음주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4월 4일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의 대북송금 재판에서 한 증언을 하면서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해 6월 30일 오후 5~6시경 대북송금 사건을 맡은 검사실 건너편에 '창고'(1315호)라고 쓰여진 방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과 연어와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 측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는 장소와 시간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 '창고'라고 쓰여진 1315호에서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1313호)로 장소를 변경했고, 시점은 6월 30일에서 7월 3일 혹은 5일로 바꿔 주장했다.

수원지검은 최근 수원구치소 출정 일지와 이 전 부지사가 음주를 했다고 주장하는 검찰청 내 장소를 공개하는 등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재판 과정에서 출정일지와 호송계획서 등을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이화영의 근거 없는 일방적 허위 주장을 마치 진실인 양 계속 주장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부당 외압을 넘어 재판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 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조인들은 검찰이 고소 등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보면서도 법적 조치가 이뤄질 경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공공기관인 검찰로서 고소를 진행하거나 처벌을 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허위사실을 말함으로써 수사팀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보면 명예훼손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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