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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려낸 시골 풍경 [손이천의 '머니&아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2 18:16

수정 2024.04.22 18:23

살보 'Novembre'
살보 'Novembre' 케이옥션 제공
살보 'Novembre' 케이옥션 제공

194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살보는 1956년 가족이 토리노로 이주하기 전까지 시칠리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때부터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살보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탈리아의 주요 예술운동 아르떼 포베라(Arte Povera)를 전개하며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와 상징성, 더 나아가 예술의 본질적인 요소를 연구했다. 1970년대부터는 미국의 개념미술가 조셉 코수스, 로버트 배리, 솔 르윗과 교류하며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는 살보에게 중요한 시기였는데, 이때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해 회화로 복귀하고, 1976년부터 밝은 색상으로 구성된 단순한 풍경화를 작업하며, 건축물의 유적과 고전적인 기둥의 환상을 묘사했다.

1972년 카셀 도큐멘타, 1976년과 1984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간의 이목을 끄는 전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밀라노, 제노바, 로마와 뉴욕, 슈투트가르트, 쾰른 등 해외 전시를 통해 유럽에서 광범위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로테르담 보에이만스 판 뷔닝언 박물관, 토리노 시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케이옥션을 통해 국내 경매에 처음 소개되는 살보의 작품 '노벰버(Novembre)'는 이탈리아의 시골 풍경을 주제로 작업했던 살보의 후기 대표작이다.
1980년대 들어 살보는 능숙한 자연광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데, 특히 새벽, 일광, 황혼, 밤 등 빛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감의 다채롭고 경쾌한 표현을 통해 놀라운 작품세계를 펼친다.

특히 살보의 몽환적 풍경은 니콜라스 파티와 조나단 몽크 같은 현대작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고, 2021년 로마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선 살보의 작품이 파티와 몽크의 작품과 나란히 걸리기도 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노벰버'(추정가 9800만~1억5000만원)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듯한 고풍스러운 풍경을 목가적으로 묘사했는데, 관람자를 평화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몽환적인 작품세계로 이끌어간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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