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해외자금 조달 늘리는 일본 기업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08:21

수정 2024.04.23 08:21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해외자금 조달 늘리는 일본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기업들이 해외 자금 조달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기업이 주식시장을 통해 해외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2조3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건수로는 90% 증가한 64건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신문이 아이엔정보센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 주식공개(IPO), 공모증자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전체 자금 조달 건수는 167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이 중 해외 자금 유치 건수는 88% 증가한 64건이었다. 건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p 증가한 38%였다.
건수, 비율 모두 1991년도 이후 최고가 된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 조달을 늘리는 것은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가 많아 자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반도체 장치 제조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은 지난해 10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당시 이 회사를 소유한 미국 사모펀드 KKR은 고쿠사이 주식 약 5880만 주를 매각해 1080억엔(9700억원)을 조달했다. KKR 지분은 73.2%에서 47.7%로 줄었다.

고쿠사이의 상장은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2018년 12월 2조6000억엔(23조4000억원)을 조달한 이후 일본 내 IPO로는 5년 만의 최대 규모다.

일본 최대 배터리업체 GS유아사는 지난해 12월 국내외에서의 공모 증자 등으로 약 400억엔을 조달했다. 이 회사의 공모 증자는 14년 만이다. 전기 자동차(EV)에 실을 리튬 이온 전지의 생산이나 연구 개발 관련의 투자에 충당한다.

보유 주식의 매각처를 해외로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등 도요타 계열사 3사는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주식을 6100억엔어치 팔아 일부가 해외 투자자에게 넘어갔다.

대주주인 9개 금융기관이 해외용으로 보유 주식을 매각한 아사히그룹홀딩스는 지난해 기 해외 주주 비율이 약 42%로 1년 만에 7%p 남짓 늘었다.

해외 투자자를 개척하기 위해 해외 IR을 강화하는 일본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 거래소 그룹에 따르면 외국인의 일본주 보유 비율은 2022년 30%로, 1990년도의 5%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