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불법체류 신고할까?" 가스총 들고 협박..탐정인 척 수천만원 뜯어낸 일당의 정체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4 04:10

수정 2024.04.24 14:50

충북경찰청 제공
충북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내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찾아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불법체류자를 폭행하고 현금과 금목걸이 등 1700만원 상당을 갈취한 A(37) 등 4명을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1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A씨 등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외국인 밀집지역인 음성군에서 불법체류자를 찾아내 무차별 폭행했다.

또 가스총과 삼단봉 등으로 위협하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12명으로부터 현금과 금목걸이 등 17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이들은 한 단체에 가입해 임의로 제작한 사설탐정 신분증과 무전기, 가스총, 전기충격기 등의 장비를 갖추고 차량 4대를 이용해 이동했다.


우선 외국인을 발견하면 탐정 신분증을 보이고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불법체류자를 선별했다.

이어 도망가는 피해자를 추격해 넘어뜨린 후 폭행하거나 가스총 등으로 위협하고 삼단봉을 들고 주위를 포위해 불법 체포했다.


그러면서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피해자에게 100만~200만원을 요구했다.

현금이 없는 피해자는 지인이 돈을 마련해 올 때까지 차량에 감금하고, 돈을 받고 풀어주거나 금목걸, 금팔찌, 금반지 등을 빼앗았다.


경찰은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식별이 어려워 폐쇄회로(CC)TV 분석과 탐문 수사로 인적 사항을 특정해 검거했다”며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윗선이 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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