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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시대 시장 선도" 업계 최초 ‘9세대 V낸드’ 양산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1:00

수정 2024.04.23 18:49

셀 크기·몰드 두께 최소화 구현
더블 스택 구조로 290단 쌓아
적층 경쟁서 SK 238단에 역전
데이터 입출력 속도 33% 향상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9세대 V낸드 제품.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9세대 V낸드 제품.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테라비트(Tb) 트리플레벨셀(TLC)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3차원(D) 낸드 수직 적층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역전하며 차세대 낸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양산에 들어간 9세대 V낸드가 업계 최소 크기 셀, 최소 몰드 두께를 구현해 1Tb TLC의 비트 밀도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증가시켰다고 23일 밝혔다.

'더미 채널 홀 제거 기술'로 셀의 평면적을 줄였다. 셀의 크기를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셀 간섭 회피 기술, 셀 수명 연장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 제품이다.
9세대 V낸드 단수는 290단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삼성전자 주력은 236단 8세대 V낸드 제품이다. SK하이닉스의 주력은 238단이다.

9세대 V낸드는 적층 공정 혁신을 이뤄냈다.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한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을 만드는 '채널 홀 에칭' 기술을 적용하면서다. V낸드의 원가 경쟁력은 최소한의 공정으로 단수를 쌓아올리는 것이 핵심인데, 삼성전자는 이 기술로 단번에 업계 최대 단수를 뚫어내며 생산성을 높였다.

9세대 V낸드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인 '토글 5.1'이 적용돼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초당 3.2기가비트(Gb)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구현했다.

9세대 V낸드는 저전력 설계 기술을 탑재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소비 전력이 약 10%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환경 경영을 강화하면서 에너지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LC 9세대 V낸드에 이어 올 하반기 '쿼드레벨셀(QLC) 9세대 V낸드'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고성능·고용량 낸드 개발에 속도를 내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매출은 2023년 387억달러(약 53조3000억원)에서 2028년 1148억달러로 연 평균 2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낸드 공급 과잉이 점차 해소되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트렌드포스가 추산한 지난 1·4분기 낸드 평균 가격은 전 분기 대비 23~28% 상승했고, 2·4분기도 13~18%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허성회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은 "낸드플래시 제품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어 극한의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며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SSD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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