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카카오, 교환사채 2850억 발행… 투자심리 엇갈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8:55

수정 2024.04.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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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460만주 기초자산 활용
증권가 "주가에 악재는 아냐"
카카오, 교환사채 2850억 발행… 투자심리 엇갈려
카카오가 자사주를 활용, 교환사채(EB)를 발행키로 한 가운데 투자심리는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는 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6% 하락한 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5만7900원) 대비 주가는 17.9% 떨어진 상태다.

카카오는 2억580만달러(약 2850억원) 규모의 외화표시 EB 발행을 결정했다. 만기는 오는 2029년 4월19일까지로, 자사주 460만주(지분 1.03%)가 기초자산이다.
EB 투자금 가운데 1850억원은 타법인 인수자금으로, 나머지 1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EB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회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카카오가 갖고 있는 자사주로 갚겠다는 것이다. 주주환원 성격이 강한 자사주가 다시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만큼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크다. 카카오는 최종 주당 교환가액을 지난 22일 종가(4만9000원) 대비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6만3700원으로, 금리는 2.625%로 각각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교환사채 발행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EB 발행규모가 시가총액에 비해 적고, 표면이자율도 2%대의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에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며 "현 주가 대비 교환가가 높은 레벨에 설정된 만큼 (교환사채 발행이) 주가를 내릴 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달자금이 인공지능(AI),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및 합작법인(JV) 설립 등에 사용될 계획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EB 발행의 방향성 자체가 AI 투자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투자심리는 엇갈렸다. 기관은 이날 카카오 주식 264억원어치, 외국인은 23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287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실적에 더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카카오는 C커머스와 쿠팡의 경쟁 심화, 생성형 AI와의 본업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라며 "경기 둔화 영향으로 비즈보드 대비 올해 톡채널이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톡비즈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2조2027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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