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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원짜리 물통 10년째 사용중인 日공주.."물건 소중히 사용해 감동적"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4 15:11

수정 2024.04.24 15:11

아이코 공주 /사진=연합뉴스
아이코 공주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23) 공주가 중학교 1학년 때 구입한 물통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본 월간지 여성자신은 아이코가 중학교 1학년 때 구입한 800엔(약 7100원)짜리 물통을 10년째 애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모교인 가큐슈인대학에서 열린 모임 행사에 참석한 아이코는 제일 먼저 '아이메이트(eye mate)'가 운영하는 안내견 체험 부스를 찾았다. 아이메이트는 안내견을 훈련해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다.

아이코는 10년 전에도 이 협회가 진행하는 행사에 참석해 안대를 쓰고 안내견 체험을 하는 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아이코는 일왕에게 받은 용돈으로 아이메이트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당 부스 한쪽에서는 자선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담당자가 상품에 대해 소개하자 아이코는 가방에서 10년 전 구입한 자신의 텀블러를 꺼냈다.

이를 두고 여성자신은 "아이코가 2021년 성인식에서 왕관을 따로 제작하지 않고 고모의 것을 빌려 쓴 일화가 떠오른다"며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사람이라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성년을 맞는 일본 왕족 여성은 왕관을 맞추는 것이 관례이지만 아이코는 지난 2021년 성인식에서 고모의 왕관을 빌려 쓰고 참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왕관은 왕실 예산으로 제작되는데, 먼저 성년식을 치른 아이코의 사촌 마코는 2011년 2856만엔(약 2억6000만원), 가코는 2014년 2793만엔(2억5000만원)짜리 왕관을 장만했다.

그러나 당시 아이코는 사촌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왕관을 제작하지 않았다. 코로나로 일본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 때문에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달부터 일본 적십자사에 취업해 정식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이코는 입사 직후 궁내청을 통해 "미력하지만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사 당시 아이코는 쓰레기통 청소와 전화 응대 등 잡무도 다 하겠다며 첫 직장 생활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번 모교 방문은 아이코의 입사 후 첫 휴일 일정이기도 했다.

여성자신은 "이번 일정은 약자를 돌보고 동물을 지키겠다는 취지"라며 "일왕도 아이코의 이번 행사 참석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코는 일본 내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9년 교도통신이 일본 국민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1.9%가 여성 왕족의 왕위 계승을 지지했다.
그러나 일본 왕실의 남성 승계 원칙에 따라 아이코의 왕위 계승은 어렵다.

2013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아이메이트 부스를 방문해 안내견 체험을 하는 모습과 아이코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디자인의 물병 사진. /사진=여성자신 캡처,중앙일보
2013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아이메이트 부스를 방문해 안내견 체험을 하는 모습과 아이코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디자인의 물병 사진. /사진=여성자신 캡처,중앙일보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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