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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때부터 이유없이 성적 흥분 지속" 희귀병 앓는 21세 여성 "고통스럽다"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5 05:40

수정 2024.04.25 07:41

PGAD, 2001년 처음 학계에 보고..성기능 장애 일종
정신적 고통 큰 질환… 원인 몰라도 치료 가능

불쾌한 흥분 상태가 지속되는 병을 앓는 21세 여성. 그는 생식기 신경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출처=뉴욕포스트
불쾌한 흥분 상태가 지속되는 병을 앓는 21세 여성. 그는 생식기 신경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출처=뉴욕포스트


[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스칼렛 케이틀린 월렌은 '생식기 지속 흥분장애(PGAD)'를 앓고 있다. 이 병은 성적 자극이 없어도 비정상적인 성적 흥분을 느끼고 생식기 통증이 나타난다.

사회생활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고통

과잉 성욕, 성중독 상태와는 다른 병으로 이로 인해 기능적 이상이나 다른 신체적 장애가 생기진 않지만 당사자에겐 매우 큰 고통이 된다.

스칼렛은 6살 때부터 PGAD 증상을 겪었다.
이후 15년간 통증이 없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는 "피부 밑에서 벌레가 불타는 것 같이 화끈거린다"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흥분하게 되고 신경 통증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과 오래 어울리지도 못했다. 일을 하거나, 공부조차 하기 어려운 삶을 보냈다.

스칼렛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은 낫지 않고 심각해질 뿐이었다"라며 "결국 18살에 더이상 숨길 수 없어 부모님에게 PGAD를 앓는 사실을 고백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샌디에이고 성의학 클리닉을 찾은 스칼렛은 PGAD와 함께 항우울제로 인한 성기 마비 등 여러 성 문제를 겪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태어날 때부터 골반 신경이 촉각에 과민 반응하는 '선천성 신경증식성 전정증'이라는 병도 앓고 있었다.

의료진들은 이 병이 PGAD를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스칼렛은 고통을 유발하는 생식기 신경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고, 정상적으로 성욕을 느끼고 성생활을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브라질의 모델도 PGAD 증상을 겪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녀는 "하루에 약 100번씩 오르가슴을 느낀다"라며 "유쾌한 것이 아니라 너무 괴롭고 고통스럽다. 일상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지경이다"라고 전했다.

성기능 장애 일종..과잉 성욕 아닌 '응급 상황'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PGAD는 지난 2001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희귀병이다. 해당 질환을 겪는 여성들은 작은 자극에도 오르가슴을 느끼며 적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원인으로는 골반 혈관 기형, 신경 이상, 약제의 부작용, 성호르몬의 변화, 기타 신체 및 정신적 요소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여성의 외부 생식기에 일시적으로 혈액이 몰려 울혈상태가 되면서 성적 흥분상태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상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은 원치않은 오르가슴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았는데도 몇 시간씩 발기가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동반된다. 이 상태는 영구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뒤따른다. 실제 PGAD 환자는 공황 상태를 흔하게 경험하고 약 54%는 자살을 생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료는 여성은 대부분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관리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남성의 발기지속증은 보통 혈관확장제 등 약물을 주사하거나 해면체 내 혈액을 뽑아내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 응급수술을 하기도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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