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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쏴 죽였다"..11월 대선 앞둔 美정치권에 난데없는 '개 논쟁'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9 07:41

수정 2024.04.29 07:41

트럼프 러닝메이트 거론, 노엄 주지사 회고록서 고백
바이든 캠프, '개 산책' 사진 올리며 차별화 강조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왼쪽)와 그가 회고록에서 총살했다고 밝힌 강아지 '크리켓'. 사진 SNS 캡처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왼쪽)와 그가 회고록에서 총살했다고 밝힌 강아지 '크리켓'. 사진 SNS 캡처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 소속 여성 정치인이 강아지와 염소를 총으로 쏴 죽였다는 사실을 공개해 미국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다음 달 출간하는 회고록 ‘노 고잉 백(No Going Back)’의 발췌본을 입수해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엄 주지사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삶과 정치인으로서 내놓은 정책 등을 소개했는데,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를 소개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노엄 주지사는 책에서 14개월 된 강아지 ‘크리켓’이 잘 훈련된 사냥개로 자라기를 바랐지만, 지나친 공격성을 보인 탓에 자갈밭에서 총으로 쏴죽였다고 털어놨다. 흥분한 크리켓이 새를 쫓으면서 사냥을 망칠 뿐아니라 지역 민가의 닭들을 물어뜯으면서 피해를 준 데다 보호자인 노엄 주지사 본인까지 물려고 했다는 것이다.

노엄 주지사는 “크리켓이 ‘훈련 받은 암살자’처럼 행동했다”라며 “그 개가 싫었다.
내가 접촉하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하고 사냥개로서 가치가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해야만 했다”며 크리켓을 죽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결단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노엄 주지사는 또 회고록에서 자신이 기르던 염소가 냄새가 심한데 자기 자녀들을 따라다닌다는 이유로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총으로 쏴 죽인 사실도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면서 미국 정치권에선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에서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라며 “여러분이 잔인하게 애완동물을 죽인 것을 자랑하지 않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원한다면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캠프는 지난 27일 X(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백악관에서 셰퍼드 견종인 ‘커맨더’를 산책시키는 사진과 해리스 부통령이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노엄 주지사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강아지를 사랑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노엄 주지사는 개를 죽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X에 “우리는 동물을 사랑하지만 이처럼 힘든 결정은 항상 농장에서 발생한다”며 “슬프게도 몇 주 전에는 우리 가족과 25년 동안 함께 한 말 3마리를 안락사시켰다”고 썼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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