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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빛났다..비결은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30 11:23

수정 2024.04.30 11:23

현대캐피탈, 지난해 총 연체율 0.95% 기록
전년 대비 0.12%P 낮아져 0%대 지속
[파이낸셜뉴스]
현대캐피탈,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빛났다..비결은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캐피탈사의 연체율 또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캐피탈사들의 연체율은 지난해 2·4분기부터 1%대 중반 수준까지 올라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경우 주요 캐피탈사들의 연체율이 모두 1%를 훌쩍 넘어선 가운데, 현대캐피탈만이 유일하게 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현대캐피탈의 총 연체율은 0.95%, 30일 이상 연체율은 0.92%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 금융상품을 주력으로 한다. 차 판매 지원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에게도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 이번 연체율 성과는 이러한 리스크 관리의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 전인 2022년 8월, 전사에 '신용위기 1단계'를 선포했다. 미국에서 촉발된 잇따른 금리 인상에 따라 거시 경제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이 주로 찾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체 연체율 지표는 안정적이었지만, 물가와 금리, 주택 시세, 경기선행지수 등의 주요 거시경제와 신용시장 지표가 1차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 경고음을 울린 것이다.

우선 현대캐피탈은 선제적으로 개인금융 부문에서 연체 가능성이 높은 무담보 순수 신용대출의 비중을 줄여 나갔다. 대신 우량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그 결과 현대캐피탈 무담보 신용대출 자산의 비중은 2022년 1·4분기 7%에서 2023년 말에는 2.3%까지 줄어들었고, 이는 자산건전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위기에 대비해 채권관리 체계도 한발짝 먼저 정비했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부터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4개 지역본부를 신설, 각 지역별 채권관리 조직을 보다 세밀하게 재구성하고, 연체채권 전담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또한, 고객의 총 대출규모와 상환여력 등 다양한 채권관리 지표를 기반으로 연체고객 분류 기준을 재정립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연체금액 상환 여력이 악화된 고객은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해 선제적인 대응을 실행했다.

정교한 AI 리스크관리 시스템 또한 현대캐피탈 연체율 하락의 일등공신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심사, 한도, 금융범죄(Fraud) 예방, 임대차량 잔가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리스크 관리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그 결과, 금융사의 매출 격인 영업수익이 지난 해 4조 8733억 원으로 2022년 대비 9.9%(4372억 원)나 늘고, 전체 자산도 39조 6020억 원으로 1조 원(9276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금융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임대해 사용하는데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 기업의 최우선 목표다. 때문에 전체 상품자산 중 자동차금융 자산의 비중이 80%가 넘는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자동차금융에 편중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안정적인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에 캐피탈 업계에 불어닥친 부동산 PF발 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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