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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건설 전속력 진행중"… 사우디, 사업축소설 일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30 18:37

수정 2024.04.30 18:37

빈살만 비전2030 차질없이 진행
사우디 장관, WEF회의서 강조
서방매체의 신도시 계획차질 반박
예산 1조5000억달러로 불어나
국부펀드 자금조달 한참 못미쳐
국내기업도 진행 상황 예의주시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4월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와의 방위 조약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 휴전과 인도주의적 구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 외에 요르단과 이스라엘도 방문할 예정이다. AFP 연합뉴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4월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와의 방위 조약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 휴전과 인도주의적 구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 외에 요르단과 이스라엘도 방문할 예정이다.
AFP 연합뉴스
홍해 연안에 신도시 '네옴시티'을 계획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최근 서방 매체들이 제기한 사업 축소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네옴시티 건설 규모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사우디의 파이살 알 이브라힘 경제부 장관은 4월 29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네옴시티 건설 계획에 대해 "모든 사업들이 전속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 이브라힘은 "네옴시티 사업은 계획된 규모로 계속될 것이며 규모 변경은 없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6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경제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네옴시티와 더불어 수도 리야드에 2030년까지 활주로 6개를 갖춘 '킹 살만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쪽 타부크주 홍해 인근 사막에 서울의 44배 규모인 2만6500㎢ 의 부지에 조성하는 저탄소 신도시다. 네옴시티는 바다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와 '더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된다.

이 가운데 더 라인은 길이 170km, 폭 200m, 높이 500m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사우디 정부는 해당 건물 안에 150만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신도시를 만든다고 주장했으나 세계 주요 건축 관계자들은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 언론들은 4월 6일 관계자를 인용해 네옴시티 계획이 대폭 축소되었다고 주장했다. 매체들은 더 라인의 길이가 2.4km로 줄었고 거주 인원도 30만명으로 감소했다며 계획 자체가 98.6% 축소되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사업 축소의 원인이 자금 부족이라고 언급했다. 네옴시티에 필요한 예산은 당초 5000억달러로 예상되었으나 지금은 1조5000억달러(약 2064조원)로 추정된다. 대부분 빈 살만이 이끄는 사우디국부펀드(PIF)에서 지분 투자 형태로 조달한다고 알려졌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외에도 다양한 개발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IF의 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150억달러(약 20조6445억원)로 2022년(500억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알 자단 재무장관은 지난해 말 발표에서 비전 2030 관련 사업에 대해 "특정 사업은 3~5년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PIF는 올해 네옴시티에 배정될 예산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사우디 당국은 4월 세계 각지에서 은행과 정부 관계자 수백명을 네옴시티 건설 현장에 초청해 비공개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알 이브라힘은 CNBC에 "우리는 전례 없는 일을 위해 나섰고, 전례 없는 일을 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일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적의 경제 효과를 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알 이브라힘은 "오늘날 사우디의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과열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진행 중인 사업들이 국익에 반할 정도로 너무 많은 수입 비용을 발생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알 이브라힘은 "우리는 사업들이 비(非) 석유 경제를 포함한 사우디 경제에 최적의 효과를 내도록 할 것이며 우선순위에 맞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옴시티 사업 규모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 11월 한국을 방문했으며 한국 기업들과 비전 2030 사업을 논의했다. 당시 사우디 정부는 한국의 기관 및 기업들과 290억달러(약 39조9069억원) 규모의 업무협약(MOU) 26개를 체결했고 상당수가 네옴시티 관련 사업이었다.
MOU 가운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금액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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