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권신고서 정정은 통과의례...올해 절반은 IPO 밀렸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5 11:45

수정 2024.05.05 11:45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뉴스1

올해 증권신고서 정정에 IPO 밀린 예비상장기업
기업명 수요예측 변경 전 변경 후
씨어스테크놀로지 4월24일~30일 5월23일~29일
에스오에스랩 4월30일~5월8일 5월20일~24일
이노그리드 4월22일~26일 5월31일~6월7일
디앤디파마텍 2월22일~28일 4월12일~18일
민테크 3월7일~13일 4월12일~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파이낸셜뉴스] 예비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반복하면서 공모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파두 사태 이후 심사가 엄격해진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28개 기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3개 기업이 일정 변경을 수반하는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포함해 26개 기업이 상장 준비 과정에서 적어도 한 번씩은 내용 보강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의 상장 심사가 강화된 것은 지난해 ‘뻥튀기 상장 사태’를 겪으면서다.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파두의 상장 전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 간에 괴리가 커지면서 '사기 상장'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상장 프로세스가 개선돼 올해부터 상장 추진 기업들은 증권신고서 제출 후에도 최근까지의 잠정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추가로 기재하고 있다. 증권신고서 단순 수정 비율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적 추가 기재 이외에 경영상의 중요정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경우 상당 시간이 필요해 공모일정까지 밀리게 되는데 이 같은 사례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특례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말로 연기하고, 증권신고서에 라이다 기술 관련 경쟁 심화 위험, 매출 예상 증가율 등을 추가했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모두 4번에 걸쳐 이를 정정했다. 이 때문에 공모일정이 세 차례나 밀렸다. 주요 제품의 매출 추이 등이 추가됐다. 이노그리드 측은 “기술특례기업에 대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사업 내용과 추정 실적, 변동 가능성 등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한 디앤디파마텍과 코칩, 민테크도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공모일정을 미룬 바 있다. 이들은 기업 특수관계자나 경쟁 기업에 대한 설명 등을 추가했다. 올해 첫 대어급이었던 에이피알 역시 과거 상표권 소송에 대한 추가 소명을 요청받아 상장 일정을 연기했었다.

업계에서는 증권신고서 정정이 '통과의례'로 자리 잡았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증권신고서의 심사 허들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심사 강화 이후) 증권신고서에 투자 위험을 충실하게 기재했는 지, 오기재는 없는 지를 꼼꼼하게 보고 있다”며 “당국이 규제기관으로서 엄격히 심사하는 것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신고서 정정이 당연시되다 보니 상장 추진 기업들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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