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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美의 커넥티드카 中기술사용 규제에 "업계에 큰 부담 우려" 전달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7 11:50

수정 2024.05.07 13:20

한국 정부 美에 커넥티드 차량 세밀한 정의 요구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 서비스에 집중해달라고 요청

미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커넥티드 차량에 중국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규제하려는 입장에 한국 정부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카'를 말한다. 사실상 최근 출시되는 거의 모든 차량이 커넥티드 차량에 해당된다.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관보를 보면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30일 미국 상무부에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정부의 커넥티드 차량 규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중국이 세계 자동차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의 규제 방향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한국 정부는 의견서에서 안보 위험에 대응하고자 하는 바이든 정부의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커넥티드 차량의 정의와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만큼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더 세밀한 정의를 내려달라고 했다.

또 미국 정부가 커넥티드 차량 조사와 후속 조치를 미국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에 집중할 것도 요청했다. 새로운 규제 시행에 앞서 업계가 공급망을 점검하고 재편할 시간도 충분히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도 바이든 정부에 비슷한 의견을 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업계가 라이다나 카메라 등 주요 부품은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상무부가 커넥티드 차량 기술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사업하는 주요 자동차 회사 대부분을 대변하는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상무부가 조사의 초점을 개별 부품이 아닌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ICTS) 시스템에 맞출 것을 건의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역시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특정 주요 기술을 중국 등 우려국가에서 개발·제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중국을 대체하기 어려운 특정 기술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사실상 중국의 소유, 통제, 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커넥티드 차량에 필수적인 ICTS를 설계·개발·제조 또는 공급하는 기업과는 특정 ICTS 거래를 금지하는 규칙을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에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9일 커넥티드 차량에 우려 국가의 기술이 적용될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상무부에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우려 국가는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이다.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뿐이라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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