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하루 앞둔 서초구 화훼상가 "올해 카네이션 판매량 30% 줄어들어" "저렴한 수입품 늘고 경기 부진 때문"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작년하고 비교하면 매출이 45% 정도 줄었어요. 도매시장 판매가 줄었다는 건 꽃을 사는 손님도 줄었다는 뜻이죠. 여기서 27년 장사했는데 'IMF 사태'(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안 좋아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화훼상가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손님과 상인들로 북적였다. 건물 3층, 150여개에 달하는 가게들은 각자마다 형형색색의 꽃을 전시해 놓고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 가게는 카네이션 꽃을 잔뜩 쌓아놓고는 '카네이션(국내산)' '단테(국내산)'라고 쓰여 있는 종이를 붙여놓기도 했다.
대목을 맞아 기쁠 법도 하지만 이날 화훼상가에서 만난 도매상인들은 모두 한숨부터 내쉬었다.
상가 한가운데 몫 좋은 곳에서 카네이션을 팔고 있던 김모(50대)씨는 "올해 카네이션 판매량이 30%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주변 상인들도 '대목이 없어졌다.
김씨는 그러면서 "카네이션 수입이 늘면서 자체 유통체인을 갖춘 대형 업체들이 유리한 구조라 도매시장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27년 장사했다는 추모(65)씨도 "손님이 전체적으로 많이 줄었다"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45%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IMF나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의 카네이션 거래 규모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일주일간 카네이션 경매량은 절화(자른 꽃) 기준 3만5070속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1346속 대비 42.8% 급감한 규모다.
국내 카네이션 시장이 줄어든 건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우선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카네이션 수입이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카네이션 수입량은 410톤(379만4000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6.5톤(343만6000달러)대비 18.3% 늘었다.
신봉준 부경원예농협 팀장은 "수입품이 많이 들어와 수지타산이 안 맞는 국산 농가가 많이 줄고 있다"며 "중국산 카네이션은 국산의 반값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판가 기준 올해 국내 카네이션 가격은 1만원~1만2000원 수준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최근 경제가 좋지 않고, 실용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경기 부진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적 재화인 꽃 선물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실용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 받는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가 가정의달을 맞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어버이날 생각하는 선물'(중복 응답) 1위는 용돈(92%)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카네이션(24%), 건강식품(13%), 의류·잡화(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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