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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엔비디아보다 낫다더니...힘 못쓰는 디즈니·AMD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8 16:24

수정 2024.05.08 16:25

뉴욕 증권거래소 화면에 떠있는 디즈니 로고. 뉴시스 제공
뉴욕 증권거래소 화면에 떠있는 디즈니 로고.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1등 기업의 추격자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월트디즈니는 전 거래일보다 9.51% 하락한 10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7개월만의 가장 큰 낙폭이었다.

이날 폭락은 월트디즈니가 호실적을 발표한 다음에 이뤄진 현상이었다. 올해 1·4분기 매출은 22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38억5000만달러로 17%, 조정 주당순이익(EPS)는 1.21달러로 30.1% 늘었다. 매출액은 컨센서스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0% 상회했다.


회사가 제시한 향후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스포츠 상품의 계절적 요인으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2·4분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우리는 수익성에 이르는 우리의 길이 선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줄곧 말해 왔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강자 넷플릭스를 잡으려고 월트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까지 선보였지만 역부족이다. 월트디즈니의 시가총액은 1933억달러로, 넷플릭스(2611억달러)에 35% 부족하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600달러를 오르내리며 지난 2021년에 기록했던 고점(690.31달러)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월트디즈니는 당시 고점(189.04달러)의 반토막 수준이다.

미국의 CFRA리서치는 디즈니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하며 목표주가도 116달러로 낮췄다. CFRA리서치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부문에서 일관된 성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댄 갤러거도 "디즈니 왕국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마법을 잃어버렸다"라며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수익 전망)이 주요 수익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로고. 뉴스1 제공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로고. 뉴스1 제공

뉴욕증시의 '형만 하지 못한 아우'로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도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엔비디아의 경쟁자이지만 AMD도 실적 발표일에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출시와 예상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발표 다음 날인 이달 1일 주가는 8.91% 떨어졌다. AMD의 현재 시가총액은 2496억달러로, 경쟁자인 엔비디아(2조2639억달러)의 9분의 1 수준이다.

주가 흐름은 넷플릭스·월트디즈니와 비슷하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3월 세운 역사상 최고점(974달러)에 근접해지고 있지만, AMD는 당시 고점(227.30달러) 대비 32.05% 빠져 있는 상황이다.


KB증권 김세환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호퍼 칩을 겨냥한 신제품 MI300X는 지난해 12월에 출시했지만 매출 가이던스(수익 전망)가 높지 않고, 비용 증가 때문에 영업마진도 낮으며, 경쟁기업인 엔비디아보다 밸류에이션도 높아 윤용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라고 꼬집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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