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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등 잡으려다 코 깨지는 2등 기업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8 18:22

수정 2024.05.08 18:22

넷플릭스·엔비디아 추격하던
월트디즈니·AMD 주가 급락
글로벌 1등 기업의 추격자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월트디즈니는 전 거래일보다 9.51% 하락한 10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7개월만의 가장 큰 낙폭이었다.

월트디즈니는 올해 1·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 늘어난 220억8000만달러, 영업이익은 17% 늘어난 38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제시한 향후 전망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스포츠 상품의 계절적 요인으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2·4분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우리는 수익성에 이르는 우리의 길이 선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줄곧 말해 왔다"고 말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강자 넷플릭스를 잡으려고 월트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까지 선보였지만 역부족이다. 월트디즈니의 시가총액은 1933억달러로, 넷플릭스(2611억달러)에 35% 낮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600달러를 오르내리며 지난 2021년에 기록했던 고점(690.31달러)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월트디즈니는 당시 고점(189.04달러)의 반토막 수준이다.

미국의 CFRA리서치는 디즈니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하며 목표주가도 116달러로 낮췄다. CFRA리서치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부문에서 일관된 성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의 '형만 하지 못한 아우'로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도 있다. 엔비디아의 경쟁자이지만 AMD도 실적 발표일에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출시와 예상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발표 다음 날인 이달 1일 주가는 8.91% 떨어졌다. AMD의 현재 시가총액은 2496억달러로, 경쟁자인 엔비디아(2조2639억달러)의 9분의 1 수준이다.


주가 흐름은 넷플릭스·월트디즈니와 비슷하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3월 세운 역사상 최고점(974달러)에 근접해지고 있지만, AMD는 당시 고점(227.30달러) 대비 32.05% 빠져 있는 상황이다.


KB증권 김세환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호퍼 칩을 겨냥한 신제품 MI300X는 지난해 12월에 출시했지만 매출 가이던스(수익 전망)가 높지 않고, 비용 증가 때문에 영업마진도 낮으며, 경쟁기업인 엔비디아보다 밸류에이션도 높아 윤용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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