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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입니다" '보이스피싱' 큰손 필리핀서 탈옥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9 06:02

수정 2024.05.09 15:37

'김미영 팀장'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씨의 2021년 검거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김미영 팀장'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씨의 2021년 검거 당시 모습. 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명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박모씨(53)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9일 외교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말 필리핀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탈옥했다.

외교부 측은 "현지 공관은 박씨의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됐다. 이후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후 보이스피싱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 명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 백 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박씨가 이러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해낸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박 씨는 다른 조직원들이 2013년 대거 검거·구속된 뒤에도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21년 10월 필리핀 현지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이후 다각도로 박씨의 강제 송환을 추진했다. 하지만 박씨가 일부러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꼼수' 수법을 써 현지에서 수감 생활을 하느라 송환이 지연됐다.
필리핀 현지에서 죄를 지어 형을 선고받으면 그만큼 국내 송환 절차가 늦춰진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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