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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라인지분 협상 네이버와 협의 중...7월 초까지 타결 희망"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9 17:16

수정 2024.05.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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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CEO)이 9일 진행된 결산 설명회에서 보안 거버넌스 강화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CEO)이 9일 진행된 결산 설명회에서 보안 거버넌스 강화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일본 라인야후의 '한국 지우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조정을 논의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다만 지분 조정 시 네이버 글로벌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양사의 협상은 단기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CEO)은 9일 진행된 2023년 결산 설명회에서 "현재 네이버와 자본 관계 및 구조 측면에서 논의 중"이라며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도 해당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지 않다"며 "오는 7월 초까지는 합의를 하고 싶지만 난이도가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날 라인야후 지난해 실적 결산 설명회에서도 '네이버 지우기' 움직임이 공식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 CEO는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라인야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라인야후의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네이버도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지만 현 시점에서 A홀딩스 지분 매각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A홀딩스 지분을 절반 갖고 있다. 라인야후 시가총액 약 25조원 중 32.3%에 달하는 8조원 가량을 보유했다는 의미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지분 전부를 매각하면 10조원 넘는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라인야후 지분 매각은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 수정까지 염두에 둬야 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주식을 일부라도 인수해 라인야후의 단독 대주주가 될 경우, 네이버의 영향력이 줄기 때문이다. 라인야후가 운영 중인 라인 메신저의 파급력을 생각했을 때 단순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억9500만명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 일본 MAU는 9600만명으로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올랐으며,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등 각지에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간편 결제, 웹툰 등도 연계한 해외 사업 확장 기회도 잃을 수 있다.

한편 일본 정부의 '네이버 지우기' 압박에 국내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공정과 정의를 위한 IT시민연대'는 "이번 사태를 묵과한다면 향후 한국 기업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심각한 위기의식 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 자회사 헐값 매각 및 강제 퇴출이라는 선례를 남길 수 있어 네이버가 중장기 전략에 맞춰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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