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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신념 가진 사람, 보람 있게 살 터"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0 14:27

수정 2024.05.10 14:27

104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4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젊었을 때는 용기를, 장년기에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보람 있게 살 수 있습니다."

'104세의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책 '김형석, 백 년의 지혜'(21세기북스)를 출간했다. '백 년의 지혜'는 100년 넘게 살아오며 얻은 인생의 진리와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

김 교수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나이가 들었거나 젊거나 학생이거나 직장에 다니거나 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공통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에서 문제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나는) 내 기억으로는 대학에 다닐 때 문제의식을 갖고 철학을 공부했다"며 "강의도 듣고 책도 읽으니까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지금까지 연결됐다. 공부하는 대학생 말고 학문하는 대학생, 문제의식을 가진 학생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올해 104세지만 또렷한 정신으로 1시간 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정치권과 법조계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 기업인들 때문에 우리 경제가 희망을 잃은 것처럼 (호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등의 시도는 오히려 고용시장을 무너뜨렸고, 지도자의 무지는 나라의 불행"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법조계 출신은 국제 감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고시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들어간 사람들이라 여행도 못 했고 외국에서 공부해본 적도 없다. 이제는 세계를 봐서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라는 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1920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나 1947년 탈북 후 7년간 서울 중앙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철학과 교수와 미국 시카고대, 하버드대 연구 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고독이라는 병', '백년을 살아보니', '백년의 독서' 등이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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