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기차 안팔려도 테슬라는 팔린다" 중국산 앞세워 '판매 폭주' [FN 모빌리티]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1 06:00

수정 2024.05.11 06:00

올 1~4월 국내 전기차 판매 26% 감소
반면 테슬라는 한국서 459% 급증
'가격 낮춘 중국산' 판매 실적 견인
신형 모델3 하이랜드 인도 시작
"전기차 안팔려도 테슬라는 팔린다" 중국산 앞세워 '판매 폭주' [FN 모빌리티]
[파이낸셜뉴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테슬라는 판매량을 늘리며 질주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한국 시장에 들여오면서 가격을 크게 낮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는 테슬라가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톱3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관련 업계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에서 팔린 국산·수입 전기차는 1만1253대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7.7% 감소한 수치다. 올 1~4월 전기차 판매량은 3만6803대로 전년 동기(4만9745대) 대비 26% 줄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테슬라의 판매량은 크게 늘어났다. 올 1~4월 테슬라의 국내 판매실적은 7922대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1417대)와 비교해 459.1% 급증한 기록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파는 업체인데도 불구하고 BMW(2만2718대), 메르세데스 벤츠(1만7403대)에 이어 3번째로 판매량이 많았다.

테슬라의 판매 성장세는 중국 공장 생산 차량이 주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 후륜구동(RWD)을 한국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중국산 리튬이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해 기존에 팔던 미국산 차량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춰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올해는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이 줄어들자 가격을 400만원 추가로 낮춰 5299만원으로 내렸다. 이에 힘입어 모델Y는 올해 1~4월 6016대가 팔려 BMW 5시리즈에 이어 2위를 달릴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테슬라 신형 모델3.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 신형 모델3.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여기에 테슬라는 기존 모델3의 부분변경 모델인 하이랜드의 고객 인도를 국내에서 4월부터 본격 시작했다. 신형 모델3는 전후면 디자인이 기존과 달라졌고, 일부 사양도 바뀌었다. 신차지만 LFP 배터리를 넣어 RWD의 경우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모델3는 4월에만 1716대가 팔려나갔다.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고,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테슬라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량을 앞세워 판매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브랜드의 차량이라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테슬라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산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높은 테슬라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들여오면서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춘 것이 소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이 주춤한 상황 속에서 대중 전기차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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