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삶 관통하는 메시지… 베테랑 배우들, 고전의 참맛 보여준다

신진아 기자,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3 18:25

수정 2024.05.13 18:47

사느냐 죽느냐 '햄릿'
80일간 불멸의 고전 무대 위로
손진책 연출 "삶과 죽음 허물어
인생 가치 음미해 볼 수 있는 작품"
"연극은 인간학, 햄릿은 죽음학"

탐욕과 파멸의 끝 '맥베스'
황정민·송일국 등 원캐스트 출연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 협업도
양정웅 연출 "정통에 가까우면서
현대적인 미장센도 곁들였다"
연극 '햄릿'에서 햄릿 역을 맡은 김필석(둘째줄 왼쪽)과 이승주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극 '햄릿'에서 햄릿 역을 맡은 김필석(둘째줄 왼쪽)과 이승주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황정민, 김소진, 연출 양정웅, 배우 송일국(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황정민, 김소진, 연출 양정웅, 배우 송일국(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삶 관통하는 메시지… 베테랑 배우들, 고전의 참맛 보여준다

셰익스피어 고전은 연극계의 단골 레퍼토리다. 하지만 누가 연출하고 연기하는지에 따라 보는 맛이 다르다.
올해는 이호재·전무송·박정자·손숙 등 6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부터 연극배우 출신 스타 연기자 황정민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6월 9일 개막하는 '햄릿'은 연극계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손진책 연출의 세번째 시즌 무대라면, '맥베스'는 황정민과 아내 김미혜 프로듀서가 설립한 샘컴퍼니가 여섯번째로 선보이는 연극 작품이다.

■'햄릿' 박정자·손숙 등 연극계 베테랑 한자리

"'햄릿'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것은 함께 참여하는 배우들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햄릿 역 배우 이승주)

내달 개막하는 '햄릿' 세 번째 시즌은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남명렬, 정경순, 길해연, 전수경 등 공연계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이다. 여기에 햄릿에 더블 캐스팅된 강필석, 이승주를 필두로 오필리아 역 에프엑스 루나 등 젊은 배우들까지 24명이 장장 80일 동안 불멸의 고전을 무대에 올린다.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에 이태섭(무대), 정영두(안무), 박명성(프로듀서) 등 공연계 스타 제작진이 함께한다.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 역에 합류한 박지일은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 전설적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며 "연습장 분위기는 다 청년이나 다름없다.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막내 루나 역시 "연극을, 그것도 '햄릿'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손진책 연출은 앞서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고 했다. 그는 "한 SF소설가가 쓴 책의 서문에 '지구에 다녀간 생명이 천억명. 현재 1인당 30명의 유령을 등에 지고 산다'는 글을 읽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속 인물들이 마치 사령(死靈)처럼, 죽은 채로 살아있는 '비존재의 존재'로서 움직인다. 유령의 상태에서 산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이 연극의 기본 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언급하며 "메인 대사며 주제인데, 산다고 해도 비겁하게 살면 살아도 죽은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 삶을 다시 보고, 삶의 가치를 다시 음미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는 올여름 대극장 연극이 많은데 공연 기간이 연극치곤 다소 길다는 물음에 "좋은 작품을 믿고,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시도했다"며 "훌륭한 대가들과 함께 하니, 객석을 어떻게든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내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황정민, 탐욕의 끝 쫓는 연극 '맥베스'

영화 '서울의 봄'에서 '탐욕왕'을 연기했던 황정민이 이번에도 탐욕의 끝을 쫓는 인물로 분한다. 연극 '맥베스'로 다시 무대에 서는 황정민은 지난 10일 제작발표회에서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이 없진 않지만 연극 작품을 할 때 너무 힐링이 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맥베스'는 샘컴퍼니가 여섯번째로 선보이는 연극 작품이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을 깬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는 '해롤드&모드'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 '파우스트' 등을 줄줄이 히트시켰다.

이번 '맥베스' 역시 황정민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 베테랑 배우들의 원캐스트 출연으로 화제에 올랐다. 연출가 양정웅과 프로듀서 김미혜, 무대미술·조명디자이너 여신동 등 유명 창작진의 참여,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와의 협업 등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정웅 연출은 이날 "2004년 제 개인적인 해석을 담아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해본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셰익스피어 비극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정통에 가깝게, 또 현대적인 미장센과 함께 멋있게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우 김소진은 맥베스를 파멸로 몰고 가는 '레이디 맥베스'를 열연한다. 맥베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뱅코우' 역은 배우 송일국이 맡았다. 송일국은 "지금 있는 국립극장은 제가 첫 연극을 했던 장소이고, 그때가 배우 인생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억에 남는 연극으로 2016년 국립극장에서 관람한 '햄릿'을 꼽으며 "당시 매우 벅찬 감동을 주었던 공연장에 발을 디딘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설레고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요시다 유니가 참여한 '맥베스' 공식 포스터도 이날 공개됐다.
뒷지퍼가 열린 블랙 원피스는 살인을 부추기는 검(劍)의 형상을, 가슴 디자인은 맥베스가 쓰게 될 왕관을 떠올리게 한다. 공연은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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