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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까지 '명심' 개입?... "무늬만 경선" 비판 목소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4 18:17

수정 2024.05.14 18:17

사실상 추미애 추대 분위기에
민주 내부서도 "바람직하지 않아"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른바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친명 후보들간 교통정리를 마친 추미애 당선인에 대한 의장 추대 분위기가 무르익고 비명계인 우원식 의원을 향한 강성 지지층들의 후보 사퇴 종용 현상까지 나타나면서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입법부 수장을 선출하는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단일후보 추대 양상이 재연되면서 민주주의에 입각한 자율 경쟁을 통한 경선 제도의 취지가 실종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친명계 지도부 인사들이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추대하려는 분위기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추 후보를) 원한다면 민심이 천심 아니겠나. 이 대표의 마음도 수용하는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등 일부 당직자마저 추 당선인의 선거운동을 간접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강성 친명 지지층 주도로 '추미애 국회의장 만들기'가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이를 놓고 추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과의 2파전을 앞두고 친명계 핵심 지도부가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음으로써 사실상 당심을 추 당선인쪽으로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경쟁후보였던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지난 12일 일제히 후보직을 사퇴한 배경에도 명심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당 내부에선 공개 비판까지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 나와 "국회의장 선거는 적어도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의 자리 아닌가"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건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정식 의원과의 단일화를 이룬 추 당선인이 '이 대표가 잘 좀 해주면 좋겠다고 나에게만 전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우 의원은 "국회의장 되시겠다고 나오신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 좀 삼가실 필요가 있다"고 직격했다.

박수현 당선인도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의장까지 당심, 명심이 개입해서 정리되는 건 역대 처음이다.
당내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 문제인데,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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