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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름같은 햇빛, 자외선 잘 차단해야 '피부암' 예방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3 06:00

수정 2024.05.23 06:00

더워진 날씨, 강한 햇빛에 자외선 노출 위험
자외선 축적되면 DNA 변형, 피부암 유발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써서 피부 보호해야
흐린 날에도 자외선 있어 꼼꼼하게 발라야
[파이낸셜뉴스] 기온이 급격히 오르고 강한 햇살이 내리쬐면서 어느새 햇살이 부담스러워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내리쬐는 햇볕의 자외선에 피부가 장기간 노출될 경우 DNA가 손상되면서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데 심하면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피부암은 다른 피부 이상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자외선 노출 늘면서 국내 피부암 환자 급증

피부암은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크게 악성흑색종과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악성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위험한 질환으로 국내 5년 상대 생존율이 약 60%다. 비흑색종 피부암은 상대적으로 안전한데,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가장 많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다. 자외선이 유전자 정보가 담긴 DNA에 손상을 주고,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발생한다. 태닝 역시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인유두종바이러스나 면역억제제의 장기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벌써 여름같은 햇빛, 자외선 잘 차단해야 '피부암' 예방


최근 국내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지난 2018년 2만3605명에서 2022년 3만1661명으로 5년 사이 34% 증가했다.

권순효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수명이 길어지면서 햇볕 노출 시간과 자외선 누적량이 많아졌고, 이와 함께 사람들이 각종 액티비티와 여행을 즐기면서 햇빛 노출이 많아진 점, 과거보다 대기 오존층이 얇아진 점 등의 이유로 피부암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암 중 가장 일반적인 기저세포암은 피부 표피의 최하단인 기저층이나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에 발생한다. 얼굴과 목, 두피를 포함해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고, 특히 눈, 코, 입 주위에서 많이 생긴다.

점이랑 가장 많이 헷갈릴 수 있는 암으로 초기에는 점과 잘 구분되지 않아서 점을 빼러 갔다가 발견되기도 한다. 점과는 달리 약간 푸른빛이나 잿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고 간혹 상처가 생기거나 궤양처럼 보이기도 하며, 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로 발생이 많은 피부암은 편평세포암이다. 피부의 각질을 형성하는 세포에서 발생하며 얼굴과 목에서 많이 생긴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거나 마치 혹이나 사마귀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피가 나거나 궤양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편평세포암의 경우 초기 광선 각화증에서 점차 암으로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광선 각화증은 매우 흔한 피부질환으로 빨갛게 보이는 반점에 각질이 계속 일어나고 거칠거칠 만져진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흑색종은 피부암 중 전이 가능성이 높아 가장 위험하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는 주로 손발에 발생한다. 악성흑색종도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으로 오해하기 쉽다. 흑색종은 대칭적이지 않고, 주변 경계가 불규칙하며 색이 일정하지 않고, 점차 커지는 특징이 있다.

피부암 조기 진단 필수, 자외선 차단제 잘 발라야

피부암은 점이나 검버섯, 궤양 등 다른 피부 증상과 유사해 피부암인지 모르고 넘어갈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ABCDE'가 필요하다. △A(Asymmetry)는 비대칭이다. 점을 반 갈랐을 때 양쪽 모양이 많이 다르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B(Border)는 경계부를 봐야 한다. 점과 달리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부암의 확률이 높아진다. △C(Color)는 색깔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는지 봐야 한다.

△D(Diameter)는 크기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대략 6mm 이상이 되면 피부암의 위험도가 높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E(Evolving)는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지 경과를 본다. 이 5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과에 방문해 검사 받아보는 것이 좋다.

피부암은 조직검사로 확진하게 되며 필요에 따라서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악성흑색종의 경우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감시림프절생검을 추가로 시행한다. 피부암의 일차적 치료는 수술이며, 이때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미용·기능적으로 완벽하게 피부를 재건하는 것이다. 수술 외에는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이나 소파술, 냉동치료, 방사선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이 있다.

수술이 어려울 때 시행하지만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악성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이 동원된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되므로 어려서부터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에도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안심하면 안 된다.
피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남성들도 자외선 차단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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