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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이자만 하루에 47억원... 가스요금 인상 없인 못버텨"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2 18:16

수정 2024.05.22 18:16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간담회
원가보상률 80%… 미수금 증가
연말까지 최소 14조원 달할 듯
"차입 이자만 하루에 47억원... 가스요금 인상 없인 못버텨"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만 하루 47억 원에 달하는 등 가스공사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조속한 가스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사진)은 22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스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올해 1·4분기에만 13조5000억 원, 연말에는 최소 14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가스공사 전 직원이 30년을 무임금으로 일을 해도 12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게 자구노력만으로는 미수금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단순 산술적 계산으로 1원을 인상할 때 미수금은 약 5000억 원 가량 회수된다.
최 사장은 "공사는 미수금 해결을 위해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정부 입장으로서는 경제·민생 등 상황을 살펴야 하다보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공사도 할당관세 잠시 유보하는 등의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건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스요금의 원가보상률은 80% 수준에 달하지만, 여전히 원가 미만으로 가스가 공급되면서 미수금은 증가 추세다. 2022년 이후 국제 천연가스(LNG) 가격은 약 200% 상승했으나 국내 가스요금은 약 43% 인상에 불과했다. 현재 미수금 13조5000억 원은 주택난방용과 일반용인 민수용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서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수용으로만 회수해야 한다는 제약적 요인이 뒤따른다.

지난 2008년~2012년 발생한 미수금은 2013년 이후 요금인상이 이뤄지고, 지속적인 저유과 시황으로 인해 5년에 걸쳐 전액 회수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중동전쟁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과거와 같은 방식의 미수금 회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국민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 중이다.
미수금이 금융비용을 발생시키고,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요금이 인상되는 악순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가스공사는 낮은 원가 보상률로 인해 현재 차입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데, 이자 비용 증가는 다시 요금 상승 요인이 된다"며 "높은 부채비율 등으로 인해 악화된 재무여건이 이어지면 LNG 판매자와의 가격 협상력 저하로도 이어져, 이 역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해 약 18억 원에 달하는 간부 직원 급여 인상분 및 성과금 반납과 3400억 원의 무배당, 공급관리소 무인화 등을 통해 자본유출 방지를 비롯해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해 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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