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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자율에 맡겼지만...거래소 "야심차게 기재하라"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6 12:00

수정 2024.05.26 13:02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 확정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수치화된 목표 제시해야"
기업가치 제고계획 작성 예시. 한국거래소
기업가치 제고계획 작성 예시.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상장사들이 제출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성향 등이 구체적인 수치로 기재돼야 한다. 특히 계획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사회 결의를 권고했고 이를 기재하도록 했다. 밸류업을 기업 자율에 맡겼지만, 명시적인 목표 설정과 이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는 포석이다.

정량적인 목표 제시해야...이사회 참여 필요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일시적인 개선이 아닌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야심차면서도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들은 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를 계량화된 수치로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은 구체적인 숫자와 달성 시점을 제시하고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의 경우 배당성향, 소각규모 등을 정량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관련 계획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향상 계획 등도 구체적인 숫자가 기재돼야 한다. 각 기업들의 밸류업 목표가 명료하게 제시되면서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불가피하게 목표를 바꿔야 할 때는 수정이나 보완도 가능하다. 이 경우 무조건 정정공시를 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내부결제나 이사회결의 등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땐 정정공시를 해야 한다.

그간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이사회의 역할이 강조된 가운데 이번 확정안에서도 이사회 참여가 다시 한번 권고됐다. 반드시 이사회의 결의 등을 거칠 필요는 없지만 제고 계획에 이사회가 참여할 경우 별도로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또 지배구조 개선 부분에서는 '주주제안·공개서한 프로세스의 구축 및 안내', '소유·지분구조 변동 시 반대주주 권리보호 장치' 등이 주요 예시로 안내됐다.

거래소, 설명회 통해 공시 지원...밸류업 홈페이지 개설
거래소는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우수기업에 8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5종 세정지원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주기적 지정감사 면제 심사시 가점 부여 △불성실공시 관련 거래소 조치 유예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투자자들이 기업별 공시와 투자 지표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 통합페이지'를 운영한다. 이제 △PBR △PER △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의 업종별 순위 등을 한 페이지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이외 공시현황과 기업 밸류업 우수법인 등 각종 기업 밸류업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이와함께 공시 교육 등을 통해 상장사들의 밸류업 공시를 지원할 방침이다. 오는 28일부터 전국 6개 지역의 공시책임자, 담당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를 개최한다. 소규모 상장사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적극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다음 달부터 컨설팅과 영문공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사회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이사회를 대상으로 설명회에 나선다. 다음달부터 사내·사외 이사 대상 거버넌스 세미나 등을 통해 이사회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상장사들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하고 이행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이 과정에서 경영관리상 책임있는 기관인 이사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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