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중산층 소비 기대 심리 코로나 때보다 낮아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7 16:34

수정 2024.05.27 16:34

저소득 가정의 빚 증가세

중국 금융상업 허브인 상하이 푸둥지구 전경. 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금융상업 허브인 상하이 푸둥지구 전경. 신화통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중산층들의 소비 심리가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3일 나온 중국 남서재경대의 '부(fortune) 지수 설문' 결과, 올해 1분기 중국 중산층 가정의 소비 기대 심리가 101.9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103.0보다 떨어졌다. 이같은 1분기 소비 기대 심리는 코로나19가 창궐해 경제를 강타하기 시작한 2020년 2분기의 102.6보다도 낮은 것이다.

분기별로 진행되는 해당 설문은 지수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소비 계획 확대, 이하이면 소비 계획 축소를 의미한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합해 평균 150만위안(약 2억8000만원)을 보유하고 있고 월평균 소득이 17만위안(약 3000만원)인 가정을 대상으로 소비 계획을 조사한다.

중산층, 부동산 구매에 여전히 부정적

여행과 오락 같은 자유재량 분야 소비 기대 심리는 99.6으로 작년 4분기의 97.5보다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 이하를 기록했다.


중국 중산층은 특히 부동산 구매를 여전히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 가정 중 1분기 신규 주택을 구매한 비율은 6.4%로 전 분기의 7.5%보다 줄었다. 응답자의 6.8%만이 향후 석 달 내 부동산 구매 계획을 밝혔고, 20.1%는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SCMP는 "중국 가정의 지갑을 열려는 정부의 거듭되는 노력에도 중산층은 부동산 등에 대해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라고 풀이했다.

가구 부채는 모든 소득 구간을 통틀어 늘어났다. 특히 연간 수입 10만위안(약 1천900만원) 이하 저소득층 가정 빚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은 다소 상승했다.

향후 12개월 내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62.3%로, 전 분기의 66.4%에서 다소 줄었다.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기대 지수는 여전히 100 아래를 기록했지만, 전 분기의 95.8보다는 높은 98.3으로 조사됐다.

남서재경대는 이번 설문 결과가 중국 중산층 가정이 직면한 경제적 압박을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세금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업 기업의 이윤 증가율, 올해 1∼4월 수익 4.3% 증가로 완만한 상승세

한편, 중국 공업 기업들의 올해 1∼4월 수익이 4.3% 증가해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4월 '규모 이상' 공업 기업(연간 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 기업)의 이윤 총액이 2조946억9000만위안(약 39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중국 공업 기업들의 이윤 증가율은 올해 1∼2월 10.2%를 기록한 뒤 1∼3월은 4.3%로 다소 꺾인 바 있다. 3월 한 달을 놓고 보면 작년 동기 대비 이윤 총액이 3.5%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4월 공업 기업 이윤은 전년에 비해 4.0% 상승해 1∼4월 증가율이 4.3%로 유지됐다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특히 당국의 내수 촉진·산업 설비 업그레이드 드라이브 속에 스마트폰과 집적회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제품 수요와 생산이 증가하면서 1∼4월 전자업계 이윤 증가폭이 75.8%를 기록했다.

철도·선박·항공·우주·운수설비업계도 선박 주문량 증가 등으로 인해 같은 기간 40.7%의 이윤 증가를 보였다.

국가통계국 통계사, 공업 기업 이윤은 안정적 회복 속에 국내 유효 수요 여전히 부족

위웨이닝 중국 국가통계국 공업사 통계사는 이날 "1∼4월 공업 기업 이윤은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으나 국내 유효 수요가 여전히 부족하고, 외부 환경이 계속 준엄해 공업 기업의 수익 회복 기초를 다질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에릭 주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공업 이윤의 증가와 상승이 민간 부문 수요의 회복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출과 정부 지원 투자의 도움이 반영된 것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이런 불균형은 기업 투자·고용 확대의 전제 조건인 수익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매달 '규모 이상' 공업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이윤 총액은 제조업체들의 수익성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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