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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국제정치] 국제정치의 변화와 한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4 19:46

수정 2024.06.04 20:32

국제정치 변화 외면하고
국내정치 정쟁에 휘말려
망국의 전철 밟지말아야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아시아의 근현대 역사에서 고초를 겪은 나라가 한둘이 아니지만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고생한 나라를 꼽자면 중국과 한국이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의 힘을 구가했던 중국은 국제정치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서 서구의 산업화와 제국주의에 무릎을 꿇었다. 아편전쟁 초기에 영국의 상선이 탑재한 대포보다 열악한 대포를 탑재한 중국의 군함이 초전에 박살나고 말았고 난징조약을 맺으면서 홍콩마저 영국의 손에 넘어갔다.

한국도 조선 500년의 폐쇄된 국가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했다. 일본은 태평양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덕택에 배가 난파된 서양인들과 선교사를 통해 발전된 서구문명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을 여러 번 강탈하여 한국의 희생이 컸고 당시에 거대한 중국도 침략을 당할 정도로 일본의 힘에 속수무책이었다.
필자가 '김경민의 국제정치'라는 기명칼럼을 쓰고 있는 것도 작금의 국제정치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시론을 쓰며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국내정치의 정쟁에 휘말려 미리 예비하지 못해 재앙을 당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국제정치의 변화에 예민하게 대처한 일본을 알고자 독자들께서도 한번쯤 가볼만한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 남부 거점도시 가고시마에서 프로펠러 비행기로 35분 정도 가면 다네가시마 섬에 도착한다. 다네가시마라는 말은 한국말로 종자도이다. 다네가시마 섬에는 일본의 주력 로켓의 H-2 로켓들이 발사되는 곳이다. 일본의 우주개발을 연구하며 우리나라도 하루라도 빨리 우주개발을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본의 로켓 발사장이 있다는 다네가시마 섬을 가보게 되었다. 다네가시마 공항은 볼품없는 시골공항인데 공항 대합실 양쪽 벽에 임진왜란 때 일본이 들고 왔던 조총이 이 섬에서 출발했다는 역사 이야기가 빼곡히 쓰여져 있었다. 처음으로 접한 조총의 역사 이야기가 이 섬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호기심은 더욱 커져 어떻게 해서 조총의 전래가 이 섬에서 출발했는가 궁금증은 커졌고 그 당시의 역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어느날 이 섬 앞 바다에 포르투갈의 배가 난파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 섬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들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길이가 길쭉한 봉과 같은 것을 들고 있어 말은 통하지 않고 질문을 하는 시늉을 하자 포르투갈인이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공중을 날아가던 새를 떨어뜨리니 당시의 일본인들은 크게 놀라고 포르투갈인들을 극진히 대접하게 되었다. 물론 일본인들은 포르투갈인들에게 조총 제작술을 배우려 후하게 대접했지만 포르투갈인들은 배를 타는 선원이었지 조총 제작 기술자들은 아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인들은 조총을 수도 없이 분해하고 조립하며 드디어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되고 중앙정부는 그 보고를 받고 양산작업에 들어가 활과 창으로 무장했던 일본이 총으로 무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조총의 별칭은 일본에서 다네가시마라고 부른다. 지금은 다네가시마 섬 북쪽에 총포 박물관이 만들어져 있어 외국인들도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으니 독자 분들께서도 한번 가보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더불어 일본 로켓발사장도 볼 수 있어 과거 역사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섬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는 미군을 주둔시키며 그 어느 나라도 침략행위를 할 수 없는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을 보호한 미국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크게 자랑스러워하고 파트너로서 미국에 도움이 되는 나라라고 한국의 국격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한국은 여전히 외롭다.
미국에 군사력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밖에 군사동맹이 없는 형편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에 예정되어 있는데 누가 되든지 미군 철수는 절대로 안 되며 주한미군이 편안히 주둔할 수 있도록 동맹관리를 잘해야 한다.
일본은 주일미군 주둔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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