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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레드카드 줘?" 8차례 담임 교체 요구 학부모, 파기환송심 패소

뉴시스

입력 2024.06.16 05:00

수정 2024.06.16 07:24

소란 피운 아들 '레드카드' 주고 청소 시켰다며 항의
"말 안 통한다" 한달 사이 8차례 담임교체 요구 반복
교권 침해 여부 놓고 행정소송, 1·2심 '엎치락뒤치락'
파기환송심 "부당 간섭"…교육청은 학부모 대리 고발

[광주=뉴시스] = 법원. (사진=뉴스시 DB)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 법원. (사진=뉴스시 DB)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법원이 자녀에게 '레드카드'로 주의를 줬다며 담임 교사의 교체를 거듭 요구한 학부모의 행동이 '부당한 교권 간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학부모의 요구가 교권 침해에 해당되는 지를 두고 3년여 동안 엎치락뒤치락 법적 공방을 벌인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양영희 고법수석판사)는 학부모 A씨가 모 초등학교장을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아들 B군이 교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벌칙으로 방과 후 청소를 한 다음날부터 상당 기간 동안 담임 교체를 반복적으로 요구한 것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던 B군이 2021년 4월20일 수업시간 중 생수병을 갖고 놀다가 소리를 냈고, 담임이었던 C교사는 주의를 줬다. B군의 행동이 반복되자 교사는 생수병을 뻇은 뒤 B군의 이름표를 칠판의 '레드카드' 부분에 붙였다.


C교사는 B군에게 레드카드를 받은 다른 학생과 함께 방과 후에도 교실에 남긴 뒤 빗자루로 바닥을 약 14분간 쓸게 했다.

B군 하교 직후 학부모 A씨는 곧장 학교로 찾아가 교감과 면담 자리에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C교사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이튿날부터 사흘간 B군은 결석했고 A씨는 C교사의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받지 않았다.

같은 달 23일에는 A씨 부부가 교감과 다시 면담하며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씨 측은 5월 3일과 6일, 7일, 12일에도 거듭 학교 측에 담임 교체를 요청했다.

5월17일에는 학교 교장실에서 교장, 교감, C교사 등과 만나 담임 교체를 요구했고, 다음 날인 18일에도 A씨의 교체 요구는 이어졌다. 이후에도 A씨는 교육청 등 여러 기관에 C교사가 담임으로서 자질이 없다며 교체 주장을 이어갔다.

정반대로

그 사이 C교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과성 완전 기억상실 증세로 입원했고 우울증 증세가 있어 병가를 내기도 했다.

결국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고 A씨는 '교사의 수업권·교권보다 학생의 학습권·인권이 우선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교실 청소, '레드카드'를 거절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A씨의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 A씨에게 '반복적인 부당 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통지서를 보냈고, C교사에는 보호조치(심리상담·조언·특별휴가 등)를 권고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초등교사노동조합이 24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교권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2023.10.24.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초등교사노동조합이 24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교권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2023.10.24. hgryu77@newsis.com

이에 불복한 A씨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A씨의 행동이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에서는 A씨의 청구가 받아들여지며 판단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지난해 9월 열린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항소심을 깨고 학교 측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이 합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적법 자격을 갖춘 교사가 하는 학생에 대한 교육 관련 판단과 교육 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면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학기 중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 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다. 설령 해당 담임 교사의 교육법에 문제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해결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곧바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담임 교체 만을 요구했다. A씨 판단에 따른 B군의 결석이 결과적으로 담임 교체를 위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A씨는 '휴식시간을 제외한 B군의 수업 모니터링'을 요구 C교사가 약속까지 했다. 이는 담임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방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교권보호위원회 의결 결과가 부당하다거나 이에 따른 교장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에도 해당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재판이 시작된 2021년 10월부터 3년여 만에 법적 공방이 일단락됐다.

판결로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 A씨에게 한 '부당 간섭 중단' 권고 처분은 취소되지 않는다. 항소 제기 이후 소송비용은 A씨가 모두 부담한다.

한편, 관할 교육자치단체인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올해 4월 학부모 A씨를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대리 고발하기로 했다.
관련 법 제정 이후 전북에선 최초 사례다.

A씨가 교사의 아동학대·학교폭력 가해자 신고, 민·형사 소송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까지 제기하며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고소와 민원을 제기했다는 판단에서다.


20여 차례에 이르는 신고·고소·진정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 결과적으로 다른 학생에까지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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