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손성진 칼럼

[손성진의 직평직설] 애완견과 사냥개

손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9 18:19

수정 2024.06.19 18:19

언론=애완견이란 이재명
자신은 사법체계 흔들고
무림의 절대자처럼 군림
손성진 논설실장
손성진 논설실장
국회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堡壘)라고 했다. 퇴임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그랬고, 후임 우원식도 그랬다. 틀렸다. 수정되어야 한다. 야당에서 만들어낸 말이다. '최후의 보루'가 뭔가. 적을 막아내는 마지막 방어진지라는 뜻이다.
여소야대 국회가 지금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는 말인가. 그 반대 아닐까.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관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헌법과 법률이 수단이다. 때로는 총칼까지 동원하는 권력의 발호를 법치로 제어한다. 그 자체가 권력이 아니고,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지금 국회는 최고 권력기관이 됐다. 중심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예부터 사법부 또는 언론을 지칭했다. 최후의 단계에서 불법을 응징하는 법원과 '제4부'로 불리는 언론이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사법체계 부정에서 나아가 급기야 언론까지 '애완견'이라며 공격했다. 무림을 지배하는 절대자연(然)한다. 자신들은 민주주의의 보루라면서 언론을 개라고 비하하는 것이다.

검찰이나 언론이 '충견'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언론도 과거의 언론이 아니다. 언론은 개가 아니다. 문제라면 과도한 이념적 편향성이다. 정치가 그렇게 만들었다. 이 대표는 자신을 추종하는 언론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수십년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다. 바뀐 것도 많다. 정경유착, 권언유착도 거의 사라졌다. 정치자금을 내는 기업도 없을 것이고, 언론과 권력의 결탁도 옛날 얘기다. 완전한 변화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달라졌고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언론관에 관한 한 현 정부를 나무랄 자격이 없다. 공영방송을 좌파 방송으로 만든 것은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전 정권 때다. 방송만이 아니다. 신문도 그렇게 했다. 우파 언론이 검찰의 애완견이라면 민주당의 애완견들도 있다. 이 애완견이나 그 애완견이나 다를 게 없다. 하나는 검고 하나는 흴 뿐이다. 흑견백견(黑犬白犬)이다.

좌파의 언론 장악은 더 심했다. 교통방송까지 그러지 않았나. 민주당이나 이 대표나 언론에 대고 할 말이 없다. 다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현 정권의 장악은 장악도 아니다. 문화방송이 지금 언론의 자유를 누리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문화방송은 애완견인가, 사냥개인가.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팩트, 즉 진실이다. 언론의 생명과도 같다. 법원이나 검찰에서는 실체적 진실이라고 한다. 언론이나 사법기관이 진실을 왜곡하면 민주주의는 붕괴된다. 국회가 아닌 그들이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정권을 비판해도 사실을 비틀면 사냥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 공격을 위한 공격인 탓이다.

진실 앞에서는 누구라도 무릎을 꿇어야 한다. 이 대표가 연루된 범죄 혐의의 진실도 곧 밝혀질 것이다. 진실의 필수 요건은 증거다. 증거 없는 진실은 진실이 아니다. 이 대표의 혐의는 증거가 명백해 보인다. 진실로 귀결되어 가는데도 부정한다. 진실도 진실로 인정할 의사가 없다. 수사 내용도 부인하고 재판 결과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대표의 눈에는 언론이 애완견으로 보이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사법부를 지칭하는 게 맞는다. 오직 증거와 법리로 진실을 캐는 전제하에 사법부가 보루가 되어야 한다. 진실만을 추구하는 언론도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다. 다수의 횡포에 빠진 현재의 국회는 보루는커녕 파괴자가 되어가고 있다. 입법 현장이 아니라 무법천지다. 사냥개처럼 무섭다.

역사를 순식간에 바꾸기 어렵다. 더뎌도 반성하고 발전하면 된다. 검찰이 그렇고 언론이 그렇다. 대한민국의 집단 중에 더뎌도 너무 더딘 곳이 있다. 복지부동과 부패의 온상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공직사회가 그렇다.
그보다 더한 게 국회와 정치다. 발전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다.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검찰과 언론이라기보다 정치다.

tonio6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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