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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선 지재권 이야기] 상품 재판매의 함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30 19:38

수정 2024.06.30 20:50

본사 유통체계 무단 활용
재판매 사이트 불법 운영
"마진낮췄다" 소비자 현혹
최효선 한국상표·디자인협회 회장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최효선 한국상표·디자인협회 회장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최근 인터넷쇼핑몰 부업과 창업이 늘어나면서 '재판매 (RESELL)'를 통한 차익실현을 하는 사업형태가 성행하고 있다. 그동안 '리셀러'라고 하면 구입하기 힘든 상품을 구입하여 고가에 재판매한다든가, 한정판으로 출시된 상품을 구매하여 수집가에게 재판매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상품들은 이미 최초 가격이 알려져 있고, 그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리셀러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구매하고자 하는 의사를 갖고 가격차액을 인식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상표법상 재판매에 대한 법리를 살펴보면 원칙적으로 상표권 소진이론에 따라 상표가 부착된 상품을 일단 정상적으로 판매한 후 그 이후에 전전유통이 되더라도 상표권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상표침해 주장을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본사가 유통업자 또는 통상사용권자에게 재판매가격 유지를 요구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리셀러들이 정상적으로 상품을 구매한 후 재판매 과정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


그런데 최근의 온라인 재판매 사례들은 이와 좀 다르고, 상표권자뿐만 아니라 일반 수요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판매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위 인터넷 재판매업자들은 특정 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면서 판매가에 자신의 차익을 붙여서 재판매를 하는 쇼핑페이지를 운영한다. 그 페이지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상표권자인 원판매자에게 주문을 넣고 배송지를 자신의 주소가 아닌 재판매 고객의 주소로 입력하여 배송은 원판매자가 바로 발송하도록 하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재판매 방식이 온라인 부업으로 성행하면서 많은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원판매자인 본사는 구매자와 배송지가 각각인 상품 구매요청이 리셀러에 의한 것인지, 지인 선물인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주문에 따라 각각 다른 배송지에 상품을 배송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후 발생하는 반품, 교환 등의 불만사항에 대한 고객센터의 대응책임도 본사가 맡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 제품이나 명품처럼 상품 가격이 알려져 있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이나 소규모 공방 제품을 재판매하는 경우 소비자는 재판매 운영자가 마치 할인가로 판매하는 것처럼 표시한 가격에 현혹되어 원판매자에게서 구매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상표권자인 원판매자는 소비자 만족도와 재구매 요인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판매가를 결정하여 판매하고 있음에도 재판매 페이지 운영자들이 오히려 그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적발해도 단속할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판매 행위에도 불법적 위험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본사와 계약도 없이 재판매 사이트를 만들고 무단으로 본사의 유통체계를 활용하는 행위, 유통구조를 줄여서 마진을 낮췄다 등의 허위사실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은 유통권을 침해하고 영업방해를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한편 재판매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본사 상품 설명 페이지를 무단으로 복제하여 게시하는 행위 또한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속 과정에서 확인해 보면 재판매 페이지 운영자들은 그 판매차익에서 일정 수수료만 받고 있을 뿐이고, 이런 페이지를 운영하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주체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재판매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의 책임은 페이지 운영자가 지게 되므로 부업으로 창업하여 부수입 조금 벌어보겠다고 재판매 페이지를 운영하다가 의도치 않게 범법자가 될 위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재판매 페이지를 운영하려는 사람은 상거래질서를 해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면서도 모든 책임을 재3자에게 전가하면서 법망은 교묘히 빠져나가는 자들에게 이용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고 경계해야 한다.

최효선 한국상표·디자인협회 회장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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