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檢·野 깊어지는 갈등골…피해는 국민이 본다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9 19:24

수정 2024.07.09 19:26

배한글 사회부
배한글 사회부
"소신껏 일한 검사들을 조직에서 보호 못 해주면 누가 일을 할 수 있겠나."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4명의 검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가 한 말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 20분 만에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한 사람을 지키려는 위헌적 방탄 탄핵"이라며 날 선 발언을 내보냈다. 이후에도 이 총장은 연일 비판을 이어갔다.

이번 탄핵 절차에 대해 검찰이 보인 반응은 지난해 이뤄진 3건의 탄핵 절차 때와는 사뭇 달랐다. 앞선 탄핵에서 검찰은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고, 도어스테핑을 하거나 입장문을 내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탄핵의 타당성 측면에서 검찰이 엇갈린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법조계는 봤다.
지난해 3건의 탄핵은 일정 부분 검사들의 비위가 확인된 반면 이번 탄핵에서 내세운 근거는 객관적인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야당은 검사 탄핵이 검찰개혁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난해 3건의 탄핵소추는 '보복성 기소' '골프장 접대' 등 검사로서의 자질검증이 필요하다고 뜻이 모였다. 하지만 이번 4건의 탄핵소추 대상자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이재명 대표 수사'를 이끌었던 검사들이다. 검찰개혁이라기보다 어떤 의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과 민주당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다. 둘 사이 격한 감정은 문제 해결을 위한 설득의 과정을 생략하고 서로의 뜻을 관철하는 데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대표적인 예다. 숙고 과정이 생략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경 사이 사건 핑퐁으로 수사기간은 수배로 증가했고, 개개 사건들에 대해 양쪽 수사기관 중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검사직 기피현상도 그중 하나다. 이전 법조인들은 명예를 위해 성적이 높을수록 검·판사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로스쿨 상위권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먼저 대형로펌 지원서에 사인을 하고, 남은 학생들이 검찰에 지원한다는 것이 법조계에 통용되는 소식이다.

검찰개혁을 진행하되 서로 간의 상한 감정은 배제하고 숙고하는 과정을 거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검사 탄핵,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검수원복'(수사권 원상 복구) 등 형사소송법 체계를 두고 감정을 내세우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 될 것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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