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최저임금 1만원 눈앞..."순대국밥도 못 사먹어" vs "자영업자는 봉이냐"[입장 들어봤습니다]

이진혁 기자,

강명연 기자,

김동규 기자,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0 16:09

수정 2024.07.10 16:09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서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서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7.8% 대폭 오른 시간당 1만26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가 1400원을 낮췄고, 경영계는 '9860원 동결' 요구에서 단 10원을 올려 수정안을 제시했다. 10일 파이낸셜뉴스가 자영업자들과 아르바이트생 등을 만나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자영업자들은 불황에 임금 상승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아르바이트를 생업으로 삼는 시민들은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려면 최저임금이 대폭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다 죽는다"
1만1200원과 9870원의 간극 만큼이나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더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은 파멸에 가깝다는 입장이 거셌다.

20여년째 대학로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77)는 "최저인금 인상은 결국 제 살 깎아 먹기에 가깝다"며 "지금처럼 식자재비가 오르고 물가도 오르는 마당에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우리 같은 자영업자는 다시 음식값을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물가가 높아지면 손님들도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년간 대학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장모씨(60대)는 임금이 부담돼 아들이 가게 일을 돕고 있다. 장씨는 "지금도 가게 일을 도울 사람을 쓰려고 해도 돈이 무서워서 못 쓰는데,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어떻게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최저임금 상승도 부담이지만 주휴수당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송파구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오모씨(31)는 "최저임금 인상으로도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주휴수당 역시 업주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다"며 "여력이 안되는 작은 업장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주변을 보면 인건비 문제 때문에 폐업 하는 곳이 너무 많다"며 "급격하게 최저시급이 오르면 자영업 폐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순대국밥 하나 못 사먹는게 정상이냐"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현재까지 최저임금이 너무 완만하게 올랐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은 물가 상승이다.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지출 부담이 커졌으니 그에 걸맞는 임금 인상이 후행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취업 준비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조모씨(25)는 "현행 최저임금으로 1시간 일해서 1만원짜리 순대국밥 조차 사먹기 어려운 상황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적정 임금 수준은 가늠할 수 없으나 시급으로 번듯한 밥 한끼는 사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씨(37)는 "최저임금이 과거에 비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는 더 뛰어서 가처분 소득은 오히려 더 줄었다"면서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내 월급이 곧바로 오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단계적으로 영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단순 '노동계 vs 경영계'의 이분법적인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정모씨(38)는 "매년 최저임금 논의를 보면 최대와 최저 주장만 나온다"며 "어느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 같다. 노사가 일방적인 주장만 하는 현재 논의구조에서는 매번 파행밖에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사업을 하는 유모씨(31) 또한 "최저임금 논의 시기만 되면 믿을 수 없는 통계로 '상승', '동결' 논리만 강화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통계 자료 아래에서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강명연 김동규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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