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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AI 추천배차’, 라이더 사고 확률 27.8% 감소시켰다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6 09:01

수정 2024.07.16 09:01

AI 추천배차 사용 라이더 사고 확률 대폭 감소
배민커넥트 라이더 이미지. 배달의민족 제공
배민커넥트 라이더 이미지. 배달의민족 제공

[파이낸셜뉴스] 배달의민족(배민)의 '인공지능(AI) 추천배차'가 배달 라이더들의 사고 확률을 27.8%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 추천배차가 라이더의 안전을 크게 강화하고, 소득 기회도 더 높인다는 측면에서 '전투콜'로 불리는 경쟁배차 대신 AI 추천배차 방식이 배달업계 전반에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세계정보시스템학회 한국지부(KrAIS)가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여름 워크샵에서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경나경 교수는 '알고리즘은 수호자? : AI 추천배차 시스템이 배달 라이더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AI 추천배차 시스템의 안전 강화 효과를 밝혔다.

경나경 교수 연구팀은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물류 운영을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민커넥트 앱으로 배달 활동을 하는 라이더들의 운행 및 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중차분법(DiD) 방식으로, 동일한 기간 동안 AI 추천배차를 사용한 라이더와 사용하지 않은 라이더의 사고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추천배차를 사용하는 라이더 그룹의 사고 확률은 이를 사용하지 않는 라이더 그룹에 비해 27.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배차 방식을 사용하는 라이더 100명의 월별 사고 발생 건수가 10건이라고 하면, AI 추천배차를 사용하는 라이더 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7.2건으로 감소한다는 의미다.

AI 추천배차가 이처럼 라이더의 사고확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이유는 배달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경쟁배차 방식에 비해 주의가 분산될 수 있는 요소를 크게 줄여, 라이더가 운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쟁배차 방식은 여러 라이더에게 동시에 주문을 노출시키고, 가장 먼저 수락하는 라이더가 배차를 쟁취하는 방식이다. 배차 획득을 위해 라이더들은 운행 중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할 수밖에 없고, 운행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고 위험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달의민족은 2020년 AI 추천배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라이더의 위치와 배달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배차를 개인별로 제안한다. 특히 배차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해당 라이더에게만 배차를 노출함으로써 다른 라이더와 같은 배차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 라이더가 운행 중 스마트폰을 확인할 필요를 줄여준다.

경 교수 연구팀은 "AI 추천배차는 기존 연구에서 라이더의 수입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된 바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수입뿐만 아니라 라이더가 운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사고확률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을 시작으로 일부 배달업체들도 AI 추천배차와 유사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선 배달대행 플랫폼 등 배달업계에서는 여전히 경쟁배차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경 교수는 "아직 여러 배달업체들이 전투콜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라이더의 안전과 소득 등 여러 측면에서 AI 추천배차 도입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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