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꽃인 줄도 모르고 잎인 줄도 모르고 피어 있던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에는 '나희덕, 젊은 날의 시’라는 부제가 붙었다. 등단 35주년에 펴낸 ‘연둣빛 시절’의 시 모음으로, 초기 시집 여섯 권에서 시인이 직접 고른 시들을 한데 묶었다. ‘꽃인 줄도 모르고 잎인 줄도 모르고 피어 있던 시간’이 투명하고 깊은 50편의 시 속에 오롯이 담겼다.
발문을 쓴 안희연 시인은 "나희덕의 시는 ‘잠 못 이루는 고통과 혼돈의 날들 속에서도 또박또박 사랑을 말’하며, ‘죽음의 악력에 끌려가지 않고 기어코 삶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내는 시"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의 시는 박자가 딱딱 들어맞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풍경과는 멀리 있었다. 어긋나고, 잡아먹히고, 구부러지고, 늙고, 터지고, 기어오르고, 잠 못 이루는 고통과 혼돈의 날들 속에서도 또박또박 사랑을 말했다. 죽음의 악력에 끌려가지 않고 기어코 삶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내는 시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반문하면서도 동아줄처럼 그의 시를 붙들던 날들이 있다. 삶이 가혹해질수록 더 세게 그의 시를 붙들었던 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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