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교통사고로 애인을 잃은 한 대만 여성이 '영혼 결혼식'을 올리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위모씨는 지난 15일 대만의 한 고속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다 4중 연쇄추돌 사고를 당했다.
당시 차 안에는 위씨와 그의 남자친구인 홍모씨, 홍씨의 누나, 친구 등 4명이 타고 있었다. 홍씨가 운전대를 잡았고 위씨는 조수석에 탑승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위씨는 다친 다리를 이끌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친구를 끌어냈고, 이후 다른 차량에서도 승객 2명을 구해냈다.
그러나 자신이 타고 있던 차 운전석 쪽의 파손이 심해 운전자였던 남자친구와 그의 누나는 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위씨는 매체에 “사고 당시 세 사람을 구했지만 가장 큰 후회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그 누나를 구하지 못한 것”이라고 슬퍼했다.
위씨는 홍씨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었으며, 홍씨 어머니와도 자주 왕래하는 사이였다. 한꺼번에 남매를 잃은 홍씨 어머니는 실의에 빠졌다. 홍씨 어머니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또 다른 아들을 잃었고 몇 년 전에는 남편과도 사별했다.
위씨는 "훙씨와 사후 세계에서라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영혼 결혼식을 올리고, 홍씨의 어머니도 자신이 돌보겠다"라며 "남자친구 어머니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결심했다"고 전했다.
영혼 결혼은 일반적으로 망자에게 배우자를 찾아주는 행위로, 중국에서 약 3000여년 전부터 이어져 온 풍습이다. 전통 혼례와 진행 방식은 동일하나 죽은 사람의 옷, 생전 사진 등을 식장에 지참해 영혼만 데려오는 방식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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