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서울 양천구 거주 황성윤씨
이혼 후 전 남편이 데려가 키워
다시 찾았을 땐 이사가고 없어
이혼 후 전 남편이 데려가 키워
다시 찾았을 땐 이사가고 없어
벌써 42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2년 11월 1일 외동아들을 만났던 어머니 김길임씨는 그날이 후회로 남는다고 했다.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외동아들은 황성윤씨(사진)다. 1982년 당시 나이는 8살이었고 서울시 양천구에서 살았다.
그렇게 살아가던 김씨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 전 남편 집을 찾았다고 한다. 김씨는 전 남편 집으로 가기 전에 일하던 식당 사장에게 애를 데리고 오면 안 되는지 물었다. 식당 사장은 "호랑이도 자기 자식은 안 잡아먹는다"며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전 남편 집에 찾아가 만난 아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아들을 만나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었더니 우유를 먹고 싶다고 해서 가게에 가서 우유를 사줬다고 한다. 그때 가게 주인이 한 말 한마디가 김씨에게 또 상처를 줬다. 가게 주인은 "우유를 먹으면 뭐 하냐. 아버지한테 또 구타를 당할 거고 먹어도 살도 안 찔 거야"라고 했다.
다시 전 남편 집에 들어오니 성윤씨는 어머니에게 말 잘 들을 게 데려가 달라며 사정을 했다. 이혼 전부터 전 남편은 술을 먹으면 아들을 구타했었다.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들을 데려가고 싶었지만 식당 한켠에서 살고 있는 김씨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씨는 "엄마가 돈이 없어. 돈 벌어야 데리고 갈 수 있어"라고 답했다. 그러곤 아들의 얼굴을 보는데 연탄집게로 찔린 상처까지 있었다.
성윤씨가 자는 것을 보고 다시 식당으로 돌아온 김씨는 식당 주인에게 사정을 전했다. 안타까웠는지 식당 주인도 아들을 데려와도 좋다고 허락했다. 이에 김씨는 며칠 뒤 부랴부랴 전 남편 집을 다시 찾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웃의 말로는 전 남편이 이사를 갔다고 했다. 이에 김씨는 아들을 보러 왔을 당시 전 남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 전 남편은 "성윤이 때문에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왔으니 걱정 말고 돌아가라"면서 김씨를 황급히 돌려보냈다.
김씨는 그날부터 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고 다녔다. 어렵게 성윤씨의 친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고 아들의 행방을 물어도 봤지만 어느 날에는 잘살고 있으니 찾지 말라고 하고, 어느 날에는 다른 집에 보냈다고 하고, 어느 날에는 실종됐다고 하는 등 계속 말이 바뀌기만 했다.
최근에는 전 남편과 연락이 닿아 아들의 행방을 추궁했지만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김씨는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며 심정을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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