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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나는 운 좋았던 가수, 다시 과거로 간다면…" [N인터뷰]

뉴스1

입력 2024.09.04 10:23

수정 2024.09.04 10:23

김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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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가수 김형중은 데뷔한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소년 같은 목소리로 노래해 대중을 위로한다. '좋은 사람' '그녀가 웃잖아' 등을 비롯해 올 상반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 삽입돼 다시 한번 인기를 끌었던 곡 '그랬나봐'까지 모두 그가 불렀다.

김형중은 김연우와 함께 토이의 전성기 시절을 이끌며 대중에게 각인된 가수다. 모두가 아는 히트곡에 마치 명함과도 같은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 '2시N뮤직 김형중입니다'의 DJ로 활약 중인 그를 라디오 방송 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커피 대신 따뜻한 차를 주문한 김형중은 "성대 관리를 하기 위해 커피를 끊었다, 커피를 좋아하던 나였는데 큰 결심했다"며 웃었다.

김형중은 "요즘엔 라디오가 주된 스케줄이고 드라마 OST가 들어오면 작업하고 있으며 신곡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김형중은 올해 '선재 업고 튀어'에서 자신의 곡 '그랬나봐'가 삽입되며 다시 한번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국악을 접목한 공연 '정오의 음악회'를 비롯해 관현악단과 함께 하는 작은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김형중의 곡 '그랬나봐'는 '선재 업고 튀어'에서 거의 완곡이 삽입돼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듯 드라마와 어우러졌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그랬나봐' 역시 드라마를 사랑한 대중에게도 각인됐다.

김형중은 "와이프가 드라마에 빠지는 스타일은 아닌데 '선재 업고 튀어'는 정말 열심히 보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나 역시 드라마를 봤는데 정말 잘 만들었더라"라며 "조카 친구들이 사인 요청도 해주더라, 다시 한번 드라마의 영향력을 실감했던 순간"이라며 미소 지었다.

'좋은 노래는 언제든 계속 조명되고 인기가 지속되는 것 같다'는 말에 김형중은 "행복했다, 그 노래를 내가 불렀다는 게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만든 곡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곡을 받아서 부르는 가수들은 운이 정말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겸손한 반응도 보였다.

지난 1993년 데뷔한 김형중은 벌써 활동 30년이 넘은 가수다. 지난해 30주년을 기념한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와닿지 않았다, 그리고 좀 쑥스럽다"라며 "나는 그냥 평생 노래를 하는 사람이고 싶다, 굳이 30주년을 기념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내가 좀 위축이 됐었던 것 같다, 만약 내가 무언가를 기념하고 싶다면 이보다 더 늙어서 '이것만으로 너무 감사하다' 싶을 때 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자신을 표현한 김형중은 "가수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고 밝혔다. 훌륭한 음색에 히트곡을 다수 보유한 가수의 '반전 고민'이었다.

김형중은 "음반을 냈는데 반응이 시원치 않을 때라든지 '그랬나봐' 발표 이후 조금씩 성과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을 보며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라며 "그게 40대 초반의 나이였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래도 가수를 하는 것이 나에게 제일 맞는 일이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구나'였다"라며 "생각해 보니 그런 고민은 내가 지쳐서 한 생각이 아니라 자존심이 상했었던 것 같다, 이전보다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이라고 회고했다.

김형중은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 감정이다, 내가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 돈을 많이 벌고 스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었던 내가 가수라는 직업을 우연히 하게 됐고,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서 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예대에 진학했다는 김형중은 대학 1학년 시절 들었던 음악 동아리를 통해 가수로 데뷔한 케이스다. 당시 보컬을 찾고 있던 한 매니저가 김형중의 공연을 보고 캐스팅해 이오에스 팀에 바로 합류하게 됐다. 이 팀을 프로듀싱한 인물은 다름 아닌 신해철이다.
김형중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 않나, 꿈을 꾸는 것 같았다"라며 "내가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형중은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운이 8할이었던 가수다"라며 "요즘에 제일 후회하는 것이 '왜 더 치열하게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다, 여건도 좋았고 마음만 먹으면 서포트도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 끈기가 없었던 것 같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 음악을 직접 만들고 더 음악에 파고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곡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 늦었을지 모르지만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라며 "어린 시절부터 정말 해보고 싶었던 영화 음악에도 도전하고 싶다, 우선 OST나 피처링 등 제안이 온다면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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