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므로 당연하다. 인구 감소는 사이먼 쿠즈네츠가 이야기한 근대적 경제성장(MEG)의 전제를 붕괴시키는 일이다.
인구 감소는 단순히 '사람이 줄어든다'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향유하고 있는 물질적 풍요를 더 이상 지금 수준만큼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 감소가 곧 생산력 후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재화 등을 만드는 활동인 생산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데, 그 인간이 줄어들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혹자는 '로봇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 로봇을 통제·조종하는 것 역시 인간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산력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단 한 가지다. 생산성, 즉 투입한 노동시간과 견줘 산출되는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안을 실현할 유일한 대안은 지금으로선 아쉽게도 AI 기술 발달에 기대는 것밖에 없는 듯하다. 법·제도 등 이데올로기적 요소는 바꾸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AI 기술에도 부작용은 있다. 생산성 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한 이 과학·기술이 되레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또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와 활용능력의 차이가 개인 간, 기업 간, 심지어 국가 간 소득격차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우리는 발달하는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 과학·기술 발달이 무한하다고 하더라도 사회제도적으로 이를 수용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것은 역시 우리 인간이다. 지금이라도 경제학자, 심리학자, 윤리학자, 종교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자신들의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AI 기술 활용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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