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울산방송 특별기획 '강정택-기억과 기록' 27일 방송
초대 농림부 차관이자 농지개혁 선구자 종하체육관 기부자 이종하 선생의 외조카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ubc 울산방송은 울산의 천재 농정학자 강정택 선생을 조명한 특별기획 '강정택 - 기억과 기록'을 27일 오후 10시 40분부터 60분 간 방송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대 농림부 차관을 지낸 강정택 선생은 유상매수, 유상분배의 원칙으로 성공적인 농지개혁의 방향을 제시해 해방 후 우리나라가 고도성장하는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정택 선생이 이룩한 여러 업적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억에서 잊힌 것은 한국전쟁과 연관된다.
농지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난제를 풀어냈던 강정택 선생은 한국전쟁 시기에 납북돼 생사를 알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988년 당시 서울대 인류학과 이문웅 교수가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에서 객원교수로 있던 때 박물관 한켠에 있던 '울산컬렉션' 속에서 강정택이라는 이름을 발견하면서 강정택 선생은 비로소 학술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조선천재 강정택'은 구한말 출생하고, 일제강점기에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해방 전후 일본에서 교육받은 지식인으로 살다가 한국전쟁으로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지난 한 세기 간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사를 함축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강정택의 가정사를 들여다보면 무궁무진하게 많은 이야기 거리가 발견된다. 울산의 중장년이면 누구나 기억하는 공간으로는 종하체육관을 내세울 수 있다. 실내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70년대, 울산이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던 그 시절에 종하체육관은 각종 체육대회뿐만 아니라 군중대회, 전시회, 음악회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소화해내는 명소였다. 이 공간은 이종하 선생이 울산시민을 위해 기부한 땅과 건설비로 마련한 것이다.
45년 동안 울산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종하체육관은 3년의 공사 끝에 올해 종하이노베이션센터로 거듭나게 됐다. 고 이종하 선생의 뜻을 이어받은 아들 이주용(KCC정보통신 회장)의 대를 이은 기부로 이뤄진 성과다.
그런데 대를 이은 기부를 결정한 이주용 회장은 잊힌 조선천재 강정택의 친아들이다. 또 종하체육관을 기증해 울산사랑을 실천한 이종하 선생은 강정택의 외삼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아주 복잡한 삼각관계이다. 이주용 회장은 친부와 양부 두 아버지를 두고 있고, 친부와 양부는 외삼촌과 조카의 관계인 것이다.
강정택은 구한말 울산 병영에서 부의(지금의 대대장급)를 지낸 무관 강영수와 이유송(이종하의 누이)의 맏이로 태어났다. 그러나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고 실직해 울산 신정동에 정착한 이후 처가의 도움에 의지하던 강영수는 1919년 세상을 떠난다. 이후 강정택은 외삼촌 이종하의 절대적인 지원 아래 성장하게 된다. 이 은혜를 갚기 위해 강정택은 아들(강주용)이 태어나자 외삼촌 이종하에게 입양시켜 지금의 이주용이 된 것이다.
ubc 울산방송은 특별기획 '강정택 - 기억과 기록'을 통해 한국사회의 대전환기라고 할 수 있는 20세기 초반을 힘겹게 살아온 불행한 지식인 강정택, 그가 이룩한 한국의 농지개혁, 그리고 그를 지탱해 준 울산과 가족, 그 시대정신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된 종하체육관과 종하이노베이션센터, 이 관계를 일본 현지 취재까지 덧붙여 소개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태훈PD(편성제작국장)는 "강정택을 중심으로 이종하와 이주용, 한국과 일본, 과거와 현재, 가족과 사회의 관계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현재를 이해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울산에서 시작된 옛 이야기가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꿈을 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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