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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A씨 월 수입은 25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으로는 150만원이 들어온다. 월 지출은 252만3000원이다. 고정비는 27만3000원이다. 서비스 구독료(3만원), 기후동행카드(5만8000원), 통신비(3만5000원), 보장성보험료(15만원) 등이다. 변동비로는 식비·생활비(50만원), 운동비(15만원) 등을 합쳐 65만원이 든다. 저축은 주택청약(10만원), 적금(130만원), 개인형퇴직연금(IRP·20만원) 등 160만원씩 하고 있다. 연간비용은 450만원이다.
자산은 정기예금(7300만원), 적금(3600만원), 청약저축(680만원), IRP(710만원) 등 1억2290만원이다. 부채는 따로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억원은 가시적이고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목표로서 명확하다. 하지만 이는 재무적 중간 목적지이지 인생 전체 종착지는 아니다. 돈은 그 자체가 추구 대상이 아니라, 도구로 삼아야 한다. A씨는 저축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막연히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왜 모아야 하는지, 어디에 쓸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A씨는 자신이 진정 바랐던 것이 주거 안정인지, 주택 소유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전자라면 전세를 택할 수도 있고, 청년 대상 월세나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등 정책적 혜택들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꼭 자기 집이 필요하거나, 부동산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현 자산과 향후 저축률을 감안했을 때 지출이 얼마나 커질지 정확하게 계산해봐야 한다.
A씨 직장은 안정적이지만 임금 상승률이 높지는 않다. 연 3000만원이고, 이 중 15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물가와 임금 상승률, 투자 수익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산출하면 30년간 5억5000만원이 모인다. 주택 매매가를 4억원으로만 잡아도 1억5000만원으로 결혼 자금, 의료비, 여가비, 은퇴 후 생활까지 감당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 구입 이력이 있으면 신축 아파트 구매 시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에서 제외될 우려도 있다”며 “그럼에도 주택을 사겠다면 가격 상승 가능성, 부채비용, 금융투자 기회비용 등을 종합 판단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택이 3억8000만원이고 수수료, 세금, 이사, 가전 등까지 합쳐 4억원이 들고 현재 가용 자금(청약, 연금자산 제외한 1억900만원)을 빼면 2억9100만원을 대출로 충당해야 한다. 원리금균등상환, 30년, 금리 4%로만 가정해도 월 138만9279만원을 꼬박꼬박 내야 한다. 관리비(20만원)까지 더하면 지금보다 약 160만원이 매월 더 나가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정도면 식비도 빠듯해질 수 있다”며 “고정비용이 소득 40%를 넘으면 일반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독립하고 싶은 마음’만 채우려다 하루하루 궁핍한 생활을 할 수 있다.
A씨는 월급, 고정비, 생활비, 비상금, 저축 등 5가지 목적으로 통장 구분이 돼있긴 하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1년 단위 지출 예산 수립과 통장쪼개기 수정이 권고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활비나 비상금 잔고를 볼 때 뚜렷한 예산이 있지 않다”며 “매월 2만3000원씩 적자가 나 저축했다 일부를 다시 인출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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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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